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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브릭스까지 무너지나
뉴스종합| 2012-03-07 10:08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였던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경제의 하강 기류가 뚜렷하다. 유럽 채무위기 등 선진국발 외풍과 물가 불안 탓이다. 선진국에 이어 브릭스마저 성장 탄력을 급속히 잃으면서 세계 경제 침체의 장기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남미 최대 성장 엔진인 브라질 경제는 지난해 8년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앞서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0년만에 처음으로 8%대로 미끄러졌고, 올해 연간 전망치는 이보다 더 낮은 7.5%로 하향 조정됐다. 인도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뒷걸음질치고 있으며, 고유가 수혜를 업은 러시아의 경우에도 선거 후폭풍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안전지대는 아니다. 적절한 정책 대응이 없다면 브릭스 경제의 동반 경착륙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브릭스까지 무너지나=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 시장의 경기 둔화가 확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7%를 나타냈다. 이는 2010년 연간 성장률 대비 3분의1 수준이자 2003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 채무위기의 여파와 정부의 인플레이션 진화를 위한 금리 인상의 영향이 겹친 탓이다.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지난해 2·4분기 세계 경제 위기가 심화되지만 않았다면 브라질의 지난해 성장률은 4%에 근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성장률 급락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성장엔진의 열기가 식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중국은 지난해 성장률이 8.9%로 전년의 10.3%에 크게 못미쳤다. 중국 정부의 올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7.5%로 이보다 더욱 낮게 잡았다.

인도 역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성장률이 뚝 떨어져 3월 마감하는 올 회계연도 성장률은 6.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전망치 9%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브릭스 4개국 가운데 러시아의 경우 그나마 고유가 덕에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 성장률 후퇴 조짐이 뚜렷하다.

올 1월 전년동월비 성장률은 3.9%로 지난해 성장률 4.3%를 밑돌았다.

러시아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6~4%로 보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이보다 더 우울하다.

이같은 브릭스 성장엔진의 냉각은 선진국의 경기 침체와 맞물려 우려를 더하고 있다.

유로존의 지난해 성장률 확정치는 1.4%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달 발표한 잠정집계치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EU집행위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을 마이너스 0.3%로 추정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 전망도 안갯속이다.

정책 공조가 연착륙의 관건=경기 둔화와 함께 브릭스 국가들의 긴축 완화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나라별로 사정은 다소 다르다.

중국의 경우 필요시 지급준비율이나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이나 인하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과 자산 버블 우려가 여전한 탓이다.

이미 브라질은 물가 불안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자 기준금리를 계속 낮추고 있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 정책을 지속해 오는 8월 기준 금리를 추가로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브라질 중앙은행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브라질 경제의 실질 GDP 성장률이 올해에는 3.3%로, 내년에는 4.15%로 다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의 경우에도 물가 안정은 요원하지만, 경기 부진이 지속된다면 긴축 기조를 변경할 소지는 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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