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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음만 내는 새누리-靑 오월동주
뉴스종합| 2012-03-16 10:18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오월동주(吳越同舟)가 연일 잡음만 일으키고 있다. 공천과 관련된 이달곤 정무수석의 ‘문자 배달 사고’를 비롯해 ‘포퓰리즘 법안 말바꾸기’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보이지 않는 손’과의 교감을 통해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 의원 등의 대거 탈당을 막을 수 있었지만, 일각에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청와대 덫’에 걸렸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수석은 지난 8일 새누리당의 모 의원에게 “그간 맘 고생 많았어요. 이애주. 한영실. 홍사중께 인사를...사랑하시는 아기와 많은 대화를”이라는 공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문제는 이 문자가 배달 사고가 나 김유정 민주통합당 대변인에게 갔다는 점이다.

이 수석의 문자 배달 사고는 당장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 개입설’을 불러 일으켰다. 김 대변인은 “선거개입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이달곤 정무수석이었다는 것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청와대를 몰아 세우고 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도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틀림없이 공천위원 중 몇이 청와대 몇과 교감이 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있을 수 없고, 아기와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등에선 청와대에서 공천이 된 사람의 신상을 너무나 잘 아는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고 볼 것 같으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것도 이런 것 아니겠냐, 이것은 정망 큰 악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에대해 “누구에게 보내려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다만 공천 이후에 축하인사를 건네려 한 것 뿐이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청와대 개입설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대표적인 포퓰리즘 법안으로 꼽히는 여신전문금융법(여전법)을 “영세상인 보호라는 입법취지엔 동의한다”며 원안 대로 의결했다. “불합리한 법안에 대해서는 입법 단계부터 각 부처가 적극 대처해 달라”던 기존의 입장을 갑자기 바꾼 것이다. 4ㆍ11 총선을 앞두고 영세상인들의 표(票)를 버릴 수 없었고, 박 비대원장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법’을 버린 꼴이 됐다. “청와대가 선거 앞에 무릎을 꿇었다”는 비아냥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청와대는 여전히 겉으로는 “선거에 개입하는 일은 절대 없다”며 정치와 선을 긋고 있지만,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정권 재창출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어쩔 수 없다지만 끊이지 않는 잡음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석희ㆍ김윤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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