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장미빛 통합진보 4인방, 하루아침에 먹구름
뉴스종합| 2012-03-21 10:16
사상 첫 진보 정당의 원내 교섭단체 구성과 최대 30석 의석 확보라는 꿈에 부풀었던 통합진보당이 국회의원 후보 등록(22일) 하루를 앞두고 사면초가의 위기에 봉착했다. 이정희ㆍ심상정ㆍ노회찬ㆍ천호선 등 당내 간판급 스타 4인방이 줄줄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거나, 상대후보에 크게 밀리는 형국이다. 특히 야권연대의 한 축이었던 이정희 대표가 논란의 핵에 서면서 야권연대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야권연대 전화 여론 조사에서 나이를 속이라는 문자를 보냈다는 ‘부정 경선’에 휘말렸다. 이 대표는 관련 사실을 시인하고 ‘재경선’을 제안했지만 상대 후보인 김희철 의원은 “통합진보의 존폐가 달린 문제다. 사퇴하라”고 맞서고 있다. 이 대표측은 “용퇴 보다는 재경선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항변하지만 민주당까지 당차원에서 가세해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최대의 무기였던 도덕성이 타격을 입게 되면서 총선 결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고양 덕양갑에서 단일후보를 따낸 심상정 대표도 경선 과정에서 운동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상대 박준 후보는 심 대표 측이 선거운동원들에게 일당 7만원을 주기로 했다는 녹취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측의 녹취록에 따르면 심 후보측은 선거 운동원은 20여명 가량을 뽑으면서 일당을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심 대표 측은 박 후보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중 한명은 후보 사퇴 압박을 받고 있고, 또 다른 한명은 사법부의 판단까지 가야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

이에따라 지난 19일 통합진보당의 간판 스타 4인방이 나란히 경선을 통과하면서 원내 교섭단체를 꾸리는 꿈에 부풀었던 때와는 달리 당내 분위기가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게다가 노원병(서울) 단일후보로 확정된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출마자격 시비가 일고 있다. 노 대변인은 과거 ‘안기부 X파일’에 등장한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통신보호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2심까지의 무죄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 고법에서 다시 징역 4월,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이 선고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노 대변인은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천호선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본선이 문제다. 여권의 거물급 인사 이재오 의원과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천 대변인(32.8%)은 이 의원(37.3%)보다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오차 범위내의 접전이긴 하지만 아직은 천 대변인의 승리를 장담키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은평을에서 16·17대와 2010년 재보궐 선거 때 당선된 경력이 있다.

또 경기 성남 중원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통합진보당 윤원석 전 민중의소리 대표는 소속 기자를 성추행 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고 청년 비례대표 경선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당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경기 안산 단원갑에서도 통합진보당이 경선 진행중에 경선 결과치를 먼저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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