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공천 대다수 ‘한자리’ 했던 얼굴들…지역민심은 “또 그 나물에 그밥”
뉴스종합| 2012-03-21 11:24
현역의원 재공천율 85%

리턴매치·지역구 대물림등

인적개혁 실종에 염증도


[대전ㆍ청주=양대근ㆍ서지혜 기자]‘양반의 고장’ 충청권의 4ㆍ11 총선 대진표가 결정됐다. 공천자들의 면면을 보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현역의원 27명 중 무려 23명(85.2%)의 재공천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평균 현역교체율인 42%와 36%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그마저도 불출마를 선언한 이회창(충남 홍성ㆍ예산)ㆍ김창수(대전 대덕) 의원을 빼면 물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공천에서 탈락한 이진삼(충남 부여ㆍ청양) 의원은 자유선진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이용희(충북 보은ㆍ옥천ㆍ영동) 민주당 의원은 아들인 이재한 후보에게 ‘지역구 대물림’을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른 공천 확정자도 면면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 번 이상 국회의원을 경험했거나 전직 지방자치단체장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정치신인이라기보다는 지역에서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베테랑’으로 분류된다.

청주 흥덕갑의 경우 현역인 오제세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을 비롯해, 윤경식 새누리당 후보, 최현호 선진당 후보까지 3명이 17대ㆍ18대에 이어 세 번째 리턴매치를 벌인다. 제천ㆍ단양의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과 서재관 민주당 후보, 대전 중구의 강창희 새누리당 후보와 권선택 선진당 의원 등도 세 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대전 유성구에서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과 송석찬 선진당 후보가 당적만 바꾼 ‘맞트레이트’ 상태에서 재대결을 벌이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청주 상당구도 정우택 새누리당 후보가 김대중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홍재형 민주당 후보는 김영삼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정가에선 “충청도는 18대와 19대 총선 대진표가 별로 다를 게 없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충청권이 새 얼굴을 찾기 힘든 까닭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도세(道勢)와 인구가 취약해 절대적인 인재 숫자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기성 정당들이 과감한 인적개혁보다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앞세워 안정적인 의석수 확보에 혈안이 돼 인물난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많다. 텃밭도 아닌 충청권에서 과감한 모험을 했다가 “본전도 못 찾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이번 공천에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충청권에서도 ‘그 나물에 그 밥’인 후보군에 대한 염증 섞인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청주에 사는 황덕서(52ㆍ택시기사)씨는 “지난 총선 때와 확실히 다르다. 지역민들 사이에 새로운 인물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경대수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은 “(충청이) 수도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시골이지만 도민들 정치의식은 거기보다 높거나 비슷하게 깨어있다”면서 “이번 선거는 예전 구도와는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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