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
엿새간 정상회담 25회…李대통령‘외교세일즈’본격 가동
뉴스종합| 2012-03-26 11:34

숨가쁜 일정 돌입
작년 G20 정상회담의 두배
30분 단위로 긴박한 스케줄
세계 ‘비즈니스 대통령’각인

어떤 보따리 풀리나
방산·원전·에너지·자원…
이해득실 속 경제성과 중점
인도·베트남 FTA협상 예고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 시계가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난 24일부터 엿새 동안 이 대통령은 24개국 25명의 정상들과 외교적ㆍ경제적 담판을 벌인다. 지난 2010년 주요 20개국(G20) 10회, 2000년 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 14회 등에 비해 배 이상으로 역대 최대이다. 대략 30분 단위로 긴박하게 짜여진 일정표는 숨이 가쁠 정도다.

불과 엿새 사이에 역대 최대의 정상들을 만나는 만큼 ‘비즈니스 대통령’을 자처하는 이 대통령으로선 경제적 이해득실도 빼놓을 수 없다. ‘북한 및 안보’에서의 정치적 우위선점과 달리 경제는 아랫목을 따뜻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동안 공을 들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번 ‘릴레이 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에너지 및 자원 ▷원자력발전소 ▷인프라 건설 ▷방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씨앗을 뿌리거나 수확물을 거두려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두 정상은 FTA의 활성화를 위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정희조 기자> /checho2heraldm.com


우선 FTA 분야에선 터키를 비롯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터키와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상품 협정에 대한 가서명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과도 FTA 협상 개시 선언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이와 관련, “터키와는 상품과 서비스 분야를 분리해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양자회담을 계기로 상품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일단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원전과 관련해서도 터키와 인도, 베트남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지난 1년여간 예비타당성 조사를 해온 베트남과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예비타당성 조사에 관한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방산 분야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지난 25일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국방협력을 위한 제반 사업들을 시행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이를 위해 기술이전ㆍ공동생산을 비롯해 군함정과 군용기ㆍ자주포 사업 등 방산 공동연구ㆍ개발과 제조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 양국은 또 원전 협력 및 호혜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키 위해 항공협정 개정, 2015년까지 양국 교역량 목표 400억달러 등에 대해서도 상호 노력키로 했다.

이 외에도 T50 고등훈련기 수출을 확정지은 인도네시아와는 전차 및 장갑차, 유도탄과 관련된 방산협력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나서는 인도네시아 강(江) 프로젝트 등 인프라 건설과 관련된 협상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에만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을 만나 자원ㆍ인프라 분야에서의 기업 간 협력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신재생 에너지와 환경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연이어 만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는 ‘한시적 근로협정’을 조속히 맺기로 했으며, 이번 방한을 계기로 지식경제부ㆍ한전과 카자흐 산업기술부ㆍ국영송전회사 간 ‘전력효율 개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종의 장이 선 만큼 최대한 경제적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FTA나 원전 등 부분에 있어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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