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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경북대 강연, “한국경제는 좀비경제, 대기업-중소기업 균형 필요”
뉴스종합| 2012-04-04 15:33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전남대에 이어 경북대에서도 강단에 섰다. 총선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잠재적 대권주자로 불리는 안 원장이 잇따라 강연을 열면서 그의 입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은 4일 오후 1시30분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안철수 교수가 본 한국 경제’를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에서 안 원장은 “어제 점심 때 전남대 학생식당에서 얘기하면서 학생들이 고민도 많고 꿈도 많고 희망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답답해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지방 대도시, 지방 국립대 학생들이 고민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원장은 “우리나라가 총량 성장 중심으로 달려와 균형, 조화를 도외시하고 양적인 부분에만 매달리면서 힘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지난해 중국의 국가 어젠다가 ‘조화사회’였다. 우리보다 출발이 늦은 중국도 균형을 벌써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선 깨달음이 늦은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원장은 “이제 정부는 정책목표를 GDP(국내총생산) 성장이 아니라 일자리를 몇 개 만드느냐로 세우는 게 맞다”면서 “기업이 성장을 위해 뛰어가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혜택을 제공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을 하면 (성장과 분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안 원장은 “대기업만 있는 경제가 외부 위험에 날아가면 국가가 한꺼번에 다 쓰러질 수 있다”면서 “대기업이 역할을 잘 하게 하면서 중소·벤처기업을 큰 축으로 성장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회사가 망하면 회사빚 100%가 사장 개인의 빚이 되기 때문에 망하기 일보직전의 회사는 당장 현금을 만들려고 덤핑을 하고, 이 때문에 다른 기업들이 가격을 다 내려 맞추다보니 하나씩 죽어가는 ‘좀비경제’가 되는 것이다. 이 사슬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말미에 화두는 자연스럽게 총선으로 흘러갔다. 안 원장은 “어쩌다보니 총선 기간에 강연하게 됐는데 과연 어떤 사람들이 우리를 존엄하게 여기고 이해하는 지, 누가 해결책을 진심으로 얘기하는 지가 중요하다. 이는 각자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 실행의지”라면서 “당리당락에 흔들릴수도 있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진정성과 실행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과정 중 하나겠지만 자기 자신의 철학, 방향을 제시하고 설명하는 게 더 중요한 부분”이라며 “매니페스토(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제시하는 공약실천 다짐) 경쟁을 바탕으로 상대에 대한 비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강연 장소로 예정된 경북대 4합동강의실은 강연 2시간 전부터 안 원장을 기다리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결국 강의가 예정됐던 강의실이 설 자리도 없을 정도로 꽉 차면서 장소가 대강당으로 긴급 변경되기도 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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