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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증시 예상밖 강세는 ‘글로벌 헤지펀드’ 덕?
뉴스종합| 2012-04-05 11:08
조세피난처 핵심등록지
케이맨제도 등 순매수
“한국 증시 낙관” 방증

올 1분기 예상밖의 강세를 보였던 주식시장과 큰 폭의 조정이 이뤄졌던 채권시장의 배후는 글로벌 헤지펀드들이었다. 양 시장 모두 외국인 수급이 방향성을 좌우했는데, 그 핵심이 조세피난처 자금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3월 중 외국인 증권투자동향을 보면 올 1~3월 동안 케이맨제도는 주식시장에서 영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조6861억원을 순매수했다. 또 이 기간 채권시장에서도 케미맨제도와 라부안(말레이시아)가 3225억원을 순투자했다. 국가별로 따지면 미국, 룩셈부르크, 노르웨이에 이어 4번째 규모에 해당된다. 케이맨제도와 라부안 등은 조세피난처로 헤지펀드들의 핵심 등록지다.

이 헤지펀드들의 한국 증시 투자방향은 일단 ‘낙관’을 배경으로 한 매수(long) 포지션인 것으로 분석된다.


주식의 경우 케이맨제도의 3월 말 보유 금액은 7조7875억원으로 작년 말 5조1518억원보다 크게 늘었지만, 2010년 말 9조2406억원에는 아직도 1조4000억원 이상 못 미친다. 그런데 2월 말 글로벌 헤지펀드 규모는 1조7500억달러로 이미 2010년 말 수준에 근접했다.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이 아직 상대적으로 적은 셈인데, 경제 펀더멘털과 기업 실적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채권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헤지펀드의 채권 순투자는 3월에 크게 늘었는데, 한껏 높아졌던 채권가격이 3월 들어 급락하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헤지펀드의 채권 순투자가 집중되면서 3.64%까지 치솟았던 국고채 3년 금리는 4월 들어 3.56%로 낮아졌고, 통안증권 2년물 금리도 최고 3.67%에서 3.57%로 떨어졌다.

다만 투자포지션 전환 속도가 빠른 헤지펀드 특성을 감안할 때 언제든지 태도가 돌변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대외 투자환경이 악화되든지, 차익실현의 조건이 성숙한 경우다. 증시에서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이 높은 점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보다는 통안채에 외국인 투자가 몰리는 점은 이를 반증한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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