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8년후 우리나라 일자리 이렇게 바뀐다
뉴스종합| 2012-04-08 09:36
2020년 고고대저ㆍ여고남저ㆍ상고하저 ‘3대 트렌드’…전문대졸 50만명 이상 실업자

10여년 전에만 하더라도 그랬다. 일반 인문대학에선 영문학과가 인기가 제일 좋았다. 사회과학대에선 신문방송학과의 커트라인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그 자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중국의 경제적 성장과 안정된 일자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중문학과와 행정학과에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벤처붐이 일기 시작했던 20년 전에는 컴퓨터공학과의 인기가 치솟기도 했다. 30년 전에는 이공계 대학에 입학했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자리와 연결되는 보증수표였다. 지금은 이공계 기피 현상이 국가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이들 학과에 대한 인기도가 낮다. 시대에 따라 사회가 요구하는 전공이 달랐고, 그에 따라 인기 학과가 변해온 셈이다.


그럼 10년 뒤에는 어떤 학과가 취업도 잘되고 사회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을까?

학부모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이 질문의 해답을 엿볼 수 있는 전망치가 나왔다. 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1~2020 중장기 인력수급전망’이 바로 그것이다. 10년 뒤 우리나라 인력의 수요와 공급, 유망 취업ㆍ산업 분야 등에 대한 전망을 담고 있다.

이번 전망은 크게 고고대저(高高大低), 여고남저(女高男低),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요약할 수 있다.

인력 수급에서 ‘고고대저’ 현상은 고교 졸업생 부족 현상이 더욱 가중되며,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은 지속된다는 뜻이다. 향후 10년간 고졸자는 32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전문대졸 이상은 50만명이나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에는 대졸자가 전체 취업자의 절반에 이르면서 공급 초과가 지속될 전망이지만, 전공에 따라서 그 강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졸자들의 평균 초과 공급률이 10.8%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연계열, 교육계열, 인문계열은 평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으며, 의약계열(7.2%), 공학계열(9.1%), 사회계열(10.5%)만이 평균치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직업별 취업자 증감률 전망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취업자 증가율이 높을 일자리로 상담전문가 및 청소년 지도사(5.0%), 직업상담사 및 취업알선원(4.9%), 의사ㆍ물리 및 작업치료사ㆍ간호조무사(4.9%), 사회복지사(4.8%), 임상 병리사(4.7%) 등의 순으로 예상됐다.

성별 취업자수(15~64세)에서는 ‘여고남저’ 현상이 뚜렷할 전망이다. 취업 전선에 뛰어들 여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다. 향후 10년간 여성 취업자의 경우 75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반면, 남성은 72만6000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2010년 기준) 중에 남녀 비율이 59대 41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그 비율이 뒤바뀔 가능성도 엿보이는 부분이다.

앞으로 10년을 상반기(2011~2015년)와 하반기(2016~2020년)로 나눌 때 상고하저 현상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기준으로 상반기에 취업자수가 149만5000명 늘어나는 반면, 하반기에는 상반기의 절반 수준인 85만2000명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은퇴를 통한 빈일자리가 줄어드는 인구 구조를 반영한 것이다.

이번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에서 2020년에는 경제활동인구가 2714만명에 이르며, 고용률은 59.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고용률이 59.1%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10년 뒤에도 전체적인 고용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59.9%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3대 트렌드에도 나타나듯이 직업별ㆍ전공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연순 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장은 “청소년 진로 설정에 영향력이 큰 학부모와 교사들은 현재 시점보다 10년 뒤를 감안해 진로지도를 해야 한다”며,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글로벌헬스케어, 녹색일자리 산업,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융복합 산업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해당 전공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형 학습을 통한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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