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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W 시장위축, 현물시장 뒤흔든다…ELS 영향력 기형적으로 부각돼
뉴스종합| 2012-04-13 09:33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지난 1월 16일 상장된 KB투자증권 ‘삼성전자 주식워런트증권(ELW) 콜’의 행사가격은 115만원이다. 상장 당일 삼성전자 주가는 100만2000원인데, 현재 주가는 127만원대다. ‘콜’ 상품이니 ELW 값도 기초자산을 따라 올라야 옳다. 그런데 발행가 850원인 워런트의 가격은 12일 현재 595원으로 오히려 30%나 떨어졌다. 유동성공급자(LP)보유율도 100%다. 한마디로 죽은 상품이다. 왜 이럴까? ELW 시장이 각종 규제로 위축되면서 시장에 서서히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시작은 호가 제시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시장의 왜곡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유리하게 흐르는데, 시장 스프레드 15% 이내에선 LP가 제시한 호가가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주체가 하나 사라진 셈이고, 이러다보니 적정가격이 나오기 힘들다. 기초자산 가격이 아닌 스프레드 비율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니 ELW 시장 위축은 당연하다. 올초까지만 해도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던 ELW 시장은 기본예탁금이 1500만원으로 높아지고, LP호가 제한제도까지 도입되면서 거래량이 급감했다. 3월 중순 이후 하루 거래대금은 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ELW 시장위축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을 줄이는 연쇄반응까지 낳고 있다. 종목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상품인 ELW 특성상, 종목형의 경우 LP는 헤지(hedgeㆍ위험관리)를 위해 해당 종목 매수 혹은 매도에 나선다. 1조원과 500억원의 거래대금 차이는 헤지를 위한 현물 시장 거래차이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ELW와 반대의 헤지 포지션을 취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발행급증은 이같은 부작용을 더욱 키우고 있다. 지난달 지수형 ELS는 발행액만 4조원이 넘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각종 규제로 ELW 거래가 급감하면서 ELS 영향력만 더욱 커졌다. ELS 발행 증권사는 지수선물에 대해 증시 하락시 매수, 상승시 매도로 대응하는 롱감마 헤지 포지션을 취한다. 옵션시장에 가까운 ELW는 이와 반대다. 그런데 ELW 시장이 위축되면서 ELS 헤지거래의 영향을 중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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