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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2012-04-13 11:11
▶오래된 지금(서동철 글ㆍ사진/생각처럼)=문화재 전문기자 출신인 저자가 해석의 여지가 분분한 우리 문화유산에 남겨진 의문부호들을 풀어냈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 부여에 남아 있는 유일한 옛 유적인 정림사터오층석탑,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봉은사 진여문 사천왕의 하나인 서방광목천, 석굴암과 두 개의 금강역사 등 42편의 수수께끼 같은 얘기들을 저자는 미술사에 국한하지 않고 역사ㆍ종교ㆍ민속ㆍ문학ㆍ음악 등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간다. 대형 불화인 괘불이 생겨난 배경, 일본의 찻그릇이 된 조선 사기그릇 막사발에 대한 평가 등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산을 세심하고 입체적으로 재조명했다.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이흥환 엮음/삼인)=미 국립문서보관소 서고에서 발견된 6·25 전쟁 당시 쓰인 편지 1068통 가운데 113통을 모아 엮었다. 신문지 한 귀퉁이를 찢거나 누런 마분지 조각을 구해 써내려간 편지 대부분은 1950년에 보내진 것으로, 미군의 평양 점령 당시 노획돼 밀봉된 채로 문서상자 안에 60여년간 잠들어 있었다. 편지엔 가족의 절절한 사연들이 들어 있다. 폭탄이 날아드는 상황에서 집에 두고 온 남동생 걱정을 하는 평안북도 정주의 한 공장에서 일하는 누나, 한 인민군 병사는 발싸개를 사서 빨리 면회 오라며 아버지에게 떼 쓰기도 한다. 한 시대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한국현대사의 사료이자 전쟁문학이다. 


▶차이나 브라더스(버틸 린트너 지음, 이은진 옮김/푸른숲)=중국의 패권전략을 태평양 연안 전략지역을 답사해 독특한 시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중국의 세계전략은 서구열강과 다르다며 그중 가장 큰 특징을 ‘신(新)인해전술’이라 부른다. 즉 중국에는 다른 지역에서 든든히 뿌리내리고 있는 중국 이민자들이라는 지원군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 주요 도시에 뿌리를 내린 차이나타운의 위세는 대단하다. 이들은 조국이 강성해지는 걸 몹시 자랑스러워하는 애국자들이라는 것. 저자는 이들 이민자와 정부, 삼합회라는 세 축이 모여 쟁점이 되는 지역들을 하나하나 자신의 영향권 아래로 흡수해 버리는 이른바 ‘브라더스’로 만들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학의 성립과 역사사회학(신용하 지음/지식산업사)=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의 사상을 다룬 국내 첫 저작물이다. 그동안 콩트는 사회학이란 학문적 명칭만 지었지 종합사회학인 사회학이론은 창조한 게 별로 없는 학자로 묘사돼 왔다. 콩트의 인류교 창립에 대한 편견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많은 유럽 사상가들이 식민지 새 노예제도를 묵인할 때 선구적으로 이를 강렬하게 비판하고 보편적 인류애와 세계 평화, 평화적 유럽공화국을 주창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책은 콩트의 생애와 지적 사회적 배경, 사회학의 창설 과정 등 콩트의 생애와 문제의식, 사상과 이론을 전반적으로 담아냈다.

▶로저 에버트(로저 에버트 지음, 윤철희 옮김/연암서가)=퓰리처상을 수상한 최초의 영화평론가인 로저 에버트의 회고록.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평가로 꼽히는 그는 갑상선암 치료에 따른 합병증으로 먹고 마시고 말하는 능력을 잃었지만 영향력은 여전하다. 회고록은 자신의 인생과 경력,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과 상실한 것들, 집착하는 것들, 알코올 중독에서 회복된 과정, 결혼과 정치관, 영적인 믿음들을 연대기로 기록한다. 심오한 통찰력과 위트, 날카로운 관찰력, 인생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 등 회고록의 미덕을 두루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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