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수원살인' 모방 살인예고, 잡고보니 황당?
뉴스종합| 2012-04-19 10:52
-게시판에 실연했다며 묻지마 범죄 예고…장난으로 올린 글에 한때 소동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 17일 오전 11시57분 인터넷 포털 싸이트 게시판에 박모(43ㆍ여)씨 명의로 회원 가입한 아이디 ‘amor○○’ 사용자가 글을 올렸다.

그는 “여자 친구랑 오늘 헤어졌다. 2년가량 사귀던 여자 친구와 헤어졌는데 날 버린 그녀 한국에서 사는 여자 모두 다 죽이고 싶다. 영등포역 4번 출구에 20대로 보이는 여자 젤 먼저 눈에 띄이는 여자 한명 걸리기만 해 봐라. 진짜 죽인다. 죽기 싫으면 4번 출구로 다니지 마라. 얼마전 발생한 수원 토막살인 사건에 뒤이어 영등포에 엽기 살인 사건을 더 크게 일으켜 줄께 난 거짓말 따윈 안 한다.”라는 등의 내용을 남겼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 오후 2시40분 신고가 접수됐고, 사이버 수사대는 영등포경찰서 상황실에 이를 통보했다. 경찰은 강력 형사팀과 정복 근무자를 영등포역 4번 출구 근처에 긴급 배치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영등포서 사이버팀은 글의 게시자 아이피를 추적해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에 있는 모 고시텔을 찾았으나 게시자가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오후 11시3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A(24)를 긴급체포했다.

검거된 A씨는 “여자 친구와 헤어진 사실도 없고 이성 친구를 사귄 적도 없다”며 “장난 삼아 글을 올렸던 것인데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고 후회했다.

경찰은 A씨를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글을 남긴 혐의(사전자기록 위작 등)로 불구속입건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A씨가 다른 20여명의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자료를 자신의 컴퓨터에 보관해 온 사실을 포착,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thle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