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2%서 3.7%로 하락
코스닥시장의 고질적인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외국인 투자기피 현상이 지난해보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일 현재 1028개 코스닥 전 종목에 대한 외국인 한도소진율이 평균 3.7%를 기록, 지난해 4.2%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외국인한도소진율이란 외국인지분보유량을 외국인한도수량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코스닥기업은 외국인한도수량을 전체 주식의 100% 혹은 50%로 정하고 있다.
한도소진율이 5%가 채 되지 않은 기업은 856개(8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 미만 기업은 전체 976개 상장사 중 799개인 81% 수준으로 올해보다 낮았다. 외국인투자자가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코스닥 기업 수도 지난해보다 늘었다. 한도소진율이 0%인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 128개에서 현재 137개를 기록하고 있다.
한도소진율이 높은 기업은 되레 줄었다. GS홈쇼핑 등 한도소진율이 50% 이상 되는 기업은 지난해 19개에서 올해 17개로 감소했다.
현재 코스닥기업 중 한도소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기업평가(82.8%)다.
코스닥 시가총액에서도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0%대에서 올해 7%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최홍식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 시장은 매해 정기심사를 통한 종목 변경이 잦아 외국인투자자 입장으로선 마땅한 파생상품이나 헤징(hedging) 수단을 찾을 수 없어 기피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현실”이라며 “미국의 나스닥처럼 외국인의 활발한 투자가 이뤄져 대형 지수와 함께 어깨를 견줄 만한 시장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중기벤처 전문 주식거래시장인 코넥스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코넥스는 일종의 ‘인큐베이터’로, 재무요건에 미달하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키워 코스닥으로 이전시켜준다는 전략을 갖고 준비되고 있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불신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코넥스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