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베네통 창업자 “아들에게 경영권 넘긴다”
뉴스종합| 2012-04-23 10:48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가족경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패션 그룹 베네통의 경영권이 창업자의 아들에게 승계된다.

베네통의 창업자인 루치아노 베네통 회장은 22일 기자 회견에서 “내 아들 알레산드로 베네통(47ㆍ사진)에 회장직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78살이 되는 루치아노 베네통은 47년 전 베네통을 창업해 전 세계 120여개국에 모두 6500개 이상의 점포를 가진 명품 패션 그룹으로 키웠다. 그의 아들 알레산드로 베네통은 2년 전 부회장이 돼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베네통은 지난 1월 소수 지분을 사들이고 나서 상장을 철회하는 등 경영권 승계 준비 작업을 해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로써 베네통 가족 지분이 90% 이상으로 늘어났다면서 알레산드로 베네통이 앞으로 필요하면 자산을 처분하는 등 경영 혁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베네통은 1980~90년대 강렬한 원색의 디자인과 에이즈 환자와 수녀, 신부가 입맞추려는 모습 등을 등장시킨 파격 광고로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글로벌 스파(SPA) 브랜드인 스페인 자라와 스웨덴의 H&M 등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하면서 매출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베네통의 매출은 지난 10년간 2% 미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자라를 소유한 스페인의 인디텍스와 H&M의 매출은 각각 4배와 6배 증가했다. 설상가상으로 면화 등 원자재 가격도 크게 뛰어 순익이 30% 가량 하락했다. 

베네통의 시가총액은 2000년 42억 유로에서 지난해말 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베네통 그룹의 한발 늦은 디자인과 유통망이 빠르고 값싼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따라잡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이미 베네통은 2011년분 배당도 취소하는 등 비상 경영에 돌입해 있다.

bettyki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