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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거부당한 ‘패션왕’ 강영걸, 여기 먼저 갔다면...
뉴스종합| 2012-04-26 09:30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정부에서 중소기업 지원한다고 7000억원 풀었다면서요. 그 돈 다 어디간 거냐, 나같은 사람은 계속 고리 사채만 쓰라는 말인가요?”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패션왕’에서 주인공이 대출상담을 받던 중 거절당하자 은행 직원에게 하는 하소연이다.

자신이 디자인한 옷이 나온 잡지를 내밀며 “이게 제가 디자인한 옷인데 앞으로 수출 가능성도 있다”며 애걸복걸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담보 가지고 다시 오라”는 말 뿐이었다.

과연 현실은 어떨까. 담보 없는 금융기관 대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담보 역할을 대신해주는 공공기관을 찾았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신용은 있으나 담보가 부족한 소기업, 소상공인들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해준다. 주인공이 이곳을 찾았다면 사업자금 대출을 받을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실제로 서울신용보증재단 문을 두드려 신용보증을 받고 대출을 받아 성공신화를 써내려간 중소기업들이 여럿 있다.

26일 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동대문 속옷 브랜드 ‘프린세스울랄라’는 재단의 도움을 받아 창업 17년만에 ‘60억 매출’ 신화를 썼다.

박인수 윤미경<사진> 부부는 17년전 동대문 도매상가에서 1.5평(4.95㎡) 점포를 얻어 속옷사업을 시작, 지금은 연 6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속옷 브랜드의 CEO가 됐다. 의류업을 하던 친구의 추천으로 동대문 도매업을 시작한 박대표 부부는 사실 장사 경험이 일천했다. 일단 5000만원을 빌려 가게를 얻고 장사 밑천으로 어렵사리 500만원을 구해 장사를 시작했다. 사업은 예상외로 성황을 이뤘다. 아내의 패션감각을 바탕으로 화려한 디자인의 여성 속옷을 만들어 팔자, 주변 상인들의 시기를 살 만큼 호황을 누렸다. 사업 초기 5~6년간 가게에서 쪽잠을 자며 밤낮없이 일한 부부의 성실성도 한몫했다. 이쯤해서 프린세스 울랄라는 자체 디자인 제품도 만들었다. 초기엔 순탄치 못했지만 차츰 발전을 이뤄 어느새 1.5평짜리 가게는 10평, 20평으로 커지더니 170평(561㎡) 규모의 대형매장으로 성장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자 디자인 설비 확충, 인력 충원 등으로 추가 자금이 필요했다. 제2의 도약을 위한 시기에 도움을 받은 곳이 서울신용보증재단이다. 기존 대출이 있어 추가 대출이 쉽지 않았던 차에 ‘일자리 창출 및 취약계층 특례보증’ 항목으로 재단이 신용보증을 해 줘 은행에서 저리장기융자를 받았다. 이후 이 업체는 디자인팀을 꾸리고 대형 쇼윈도를 갖춘 200평(660㎡) 규모의 전문매장을 운영하며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 업체는 꼭 필요한 순간에 별도의 담보 없이 재단의 신용보증만으로 저리 은행대출을 받았다”며 “시기적절한 재단 지원이 이 업체의 안정적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업이 커지면서 우리의 사업 마인드도 함께 성장했다”면서 “하청공장, 대리점 등의 이익을 두루 살피며 사람들과의 신뢰관계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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