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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사업 등서 1000억 자금 조성
뉴스종합| 2012-04-26 11:46
파이시티 부당지출 등…불분명한 자금 929억원


이명박 정부의 최고 권력 실세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의 로비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 전 대표의 로비자금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조원 단위의 사업이익이 기대되는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사업은 물론 굵직한 해외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1000억원이 넘는 불법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로비자금이 1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브로커 이동율(구속) 씨에 대한 검찰 조사로 드러난 이 전 대표의 로비자금 규모는 21억5000만원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씨에게 61억여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40억여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중 30억여원은 정ㆍ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도 이 씨 비망록과 진술 등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금액 상당수가 다른 유력 인사에게 전달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로비자금이 1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 2010년 경찰 수사로 드러난 이 전 대표의 횡령사건이 이 같은 추정의 배경이다.

이 전 대표는 2004~2008년 우리은행으로부터 1조4534억원을 부정 대출받는 대가로 이 은행 간부 천모 씨에게 39억6000만원, 천 씨의 후임인 정모 씨에게는 16억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 전 대표가 대출금 가운데 344억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지난 2010년 11월 기소했지만 그 용처는 특정하지 못했다. 은행 간부에게 쓰인 뒷돈을 제외하더라도 290억원 정도가 증발한 셈이다.

은행 간부들에게 수십억원을 쏟아부은 이 전 대표가 사활이 걸린 인ㆍ허가 로비를 위해 권력 실세들에게 얼마를 뿌렸을지 가늠조차 어렵다는 분석이다.

파이시티 법정관리인이 지난해 5월 이 전 대표 등을 상대로 ‘불법적으로 회사를 운영해 피해가 났다’며 1291억원의 손해배상 조사 확정 재판을 벌이고 있는 것도 로비자금 규모를 추정하는 데에 단초가 된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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