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남녀 20쌍이 옥포 조선소에 모인 이유는
뉴스종합| 2012-05-04 09:36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지난달 28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 있는 오션플라자에 남녀 20쌍과 가족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곳 해피니스홀 체육관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다. 대우조선해양은 노동조합과 함께 올해도 어김없이 ‘2012년 한마음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뤘다.

대우조선해양의 합동결혼식은 개인적인 사정 등의 이유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직원들을 위해 회사가 복지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노사 근로협약에 명시돼 있는 노사 합의의 복지 항목 중 하나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981년부터 한마음 결혼식을 시작해 그간 505쌍의 부부를 결혼시켰다. 이에 한마음 결혼식은 사내에서 일종의 큰 잔치가 되고 있다. 당초 1980년대에는 다른 조선소들도 모두 합동 결혼식 이벤트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회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

합동결혼식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그 성격도 세월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다. 옥포극장에서 치뤄진 첫 합동 결혼식은 52쌍의 참석할 정도로 직원들의 호응도가 컸다. 이후에도 결혼식에 참여한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1989년에는 76쌍이 ‘D안벽 사무실’에서 결혼식을 하기도 했다. 또 참석하는 부부들의 대부분이 대우조선해양 본사 직원이었고, 초혼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호화 결혼식이 유행하면서 합동결혼식에 참여하는 부부들이 대폭 줄었다. 1990년 합동 결혼식 부부 수는 24쌍으로 전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그 이후에도 참여 부부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 10쌍 내외의 부부들이 합동결혼식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함께 본사 직원보다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아졌다. 실제로 올해 합동결혼식을 올린 부부들 가운데 11쌍(55%)가 협력업체 직원들이었다. 또 개별적으로 결혼식을 치르기 힘든 재혼 및 삼혼 부부들과 다문화 부부들도 합동 결혼식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 결혼한 부부 중 절반 가량이 재혼 이상이었고, 9쌍의 부부가 다문화 가정의 부부였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합동 결혼식을 위해 회사는 결혼반지와 신혼여행 숙박비, 사진 촬영 등 결혼식의 제반 경비를 회사에서 부담한다”며 “1980년대에는 많은 조선소들이 직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합동 결혼식을 올려줬지만 지금 이런 전통이 남아있는 곳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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