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부도덕 또 드러난 퇴출 저축銀 대주주
뉴스종합| 2012-05-07 09:38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영업정지 전 회삿돈 인출, 제3자 명의 불법대출 의혹, 재산 빼돌리기.

그들은 이렇게 대비했다. 회사를 살리기보다 제 살길 찾기에 급급했다. 영업정지된 4개 저축은행의 대주주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미래저축은행의 대주주 김찬경 회장의 해외 도피 시도는 서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다 해양경찰에 적발됐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에서 해외도주를 시도한 사례는 없었다.

그에겐 5만원권 현금 1200만원이 있었다고 한다. 3일 미리 인출한 회삿돈 203억원 중 극히 일부다. 수표로 찾은 68억원은 이미 여러 사람 명의로 여러 금융회사에 입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현금 135억원의 행방에 대해 김 회장은 함구하고 있다.

고객돈도 쌈짓돈이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제3자 명의로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1500억원 정도의 불법대출을 받아 충남 아산 골프장을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회장의 부도덕한 행각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30여년 전 ‘가짜 서울법대생’의 주인공이다. 그는 서울법대 교수를 주례로 세워 여대생과 결혼식도 했다. 그러나 1983년 졸업앨범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짜라는 게 발각됐다.

업계 1위 솔로몬저축은행이 임석 회장은 ‘금융 칭기즈칸’, ‘마당발’로 불렸다. 그는 1999년 솔로몬신용정보를 세운데 이어 2002년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사명을 솔로몬으로 바꿨다. 이후 거침없는 M&A(인수합병)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으로 덩치를 키웠다. 임 회장은 전남 무안 출신으로, 김대중(DJ) 정부의 실세들과 친분이 두터웠다고 한다. “상갓집에 가면 임석이 있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정관계 인맥이 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업 확장 과정에서 로비 의혹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은 ‘M&A’의 귀재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던 인물이다. 1996년 코미트M&A라는 회사를 차려 독립한 뒤 2000년 진흥상호신용금고(현 한국저축은)를 인수해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후 경기ㆍ진흥ㆍ영남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2003년 한 IT업체의 대출을 알선해준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난 뒤 ‘은둔형 오너’의 길을 걸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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