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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화 사회는 청소년 정책의 토대
뉴스종합| 2012-05-10 11:36
청소년 범죄 해마다 증가
문제 청소년 뒤엔 문제 가정
부모가 먼저 대화 시도해야
지역사회·정부 지원도 절실


오랜만에 여고 동창생들을 만났다. 청소년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우리의 주제는 다른 엄마들처럼 모두 아이들에 관한 것이었다. 아이들 연령에 따라 건강, 학업, 이성교제, 진로, 결혼 등 엄마들의 염려와 걱정은 달랐다. 다만 공통된 점. 요즘 애들은 너무 풍요로워서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진로에 관한 비전이 전혀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어린 청소년들이 감히 저질렀다고는 믿기 어려운 잔혹한 범죄가 자주 보도된다. 통계에서도 해마다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전체 범죄 대비 청소년 범죄 비율이 2004년 3.6%에서 2008년 4.9%로 증가했다.

청소년의 비행 및 범죄 증가가 핵가족화, 이혼율 증가, 맞벌이 증가, 인성교육의 불충분, 대화가 단절된 가정의 증가 등과 상당 부분 연관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더 큰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 가구원 수는 1975년 5명에서 2005년에는 2.9명으로, 이혼율은 1990년 1.1%에서 2009년 2.5%로, 맞벌이 가족의 비율은 1990년 27.4%에서 2000년 35.4%로, 한부모 가구는 1990년 88만9000가구에서 2005년 137만가구로 증가했다.

부모와 자녀의 지지적 관계척도 수준은 한국이 미국, 일본, 독일, 스웨덴에 비해 낮다. 청소년이 느끼는 부모의 이해 정도도 한ㆍ중ㆍ일 가운데 한국이 가장 낮다. 가족 구성형태와 부모와의 관계가 비행청소년의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고, 자녀와의 동거 여부가 사회적 지지에 영향을 주며 심리적 안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가정폭력은 청소년의 공격행동과 비행 가능성을 증가시키며, 부모와 자녀 관계가 원만할수록 공격성이 감소한다. 자녀학대는 청소년 비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현장의 많은 사례를 볼 때 문제 청소년이 있는 곳에 문제 가정이 있었다. 물론 청소년의 비행과 범죄가 그 부모의 책임만은 아니다. 그러나 청소년이 나쁜 길로 들어서지 않도록, 또는 나쁜 길로 들어섰다가도 다시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큰 힘은 가정에서 나온다. 좋은 부모가 되기란 좋은 사람이 되기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가족정책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가족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 노력하고 서로 배려할 때 부모와 자녀의 신뢰관계가 더 탄탄해지고 사랑이 깊어진다. 가정에서 부모가 먼저 나서서 자녀와 대화하고,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 가족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에서는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가족친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활성화하는 등 인성교육에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사회와 정부는 수련시설 등 청소년 자원을 확충하고, 청소년 자원봉사 활동 등 다양한 인성 개발 시책이 보다 강화돼야 할 것이다.

현대 가정이 자녀보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만큼, 지역사회와 정부는 위기ㆍ취약 청소년의 예방과 지원을 강화해야 하고, 우리 모두 가끔씩은 이웃의 청소년들을 돌아보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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