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17억 태양광업체 이끄는 심정현 피앤제이테크 대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실직, 사업 실패, 사기…. 30대 이후 잇달아 펼쳐진 불행 앞에서도 그는 일어서, 6년만에 연 매출 17억원대의 어엿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같은 ‘3전4기’의 주인공은 태양광 발전 업체 피앤제이테크의 심정현(37ㆍ사진) 대표다. 심 대표를 다시 일으켜세워준 것은 바로 태양광이었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심 대표의 불행은 결혼 1년만인 2006년 시작됐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된 것이다. 그래도 그는 좌절하지 않고 모아둔 돈과 주변의 도움으로 그해 9월 서울 신촌에 태국 음식점을 차렸다.

직장에 다닐 때부터 은퇴 후 음식점 경영을 생각했고, 원래 태국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심 대표는 직접 서빙까지 맡으며 성실하게 음식점을 경영했다. 맥주와 요리 재료 등을 직접 태국에서 공수해오는 정성 덕에 음식점은 맛으로 금세 입소문이 났다. 연 매출액은 1억5000만원 정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건물주가 문제였다. 월세 230만원에 1개층만을 쓰던 심 대표에게 “장사가 잘 되니 2개층을 써라. 대신 월세를 46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통보해왔다. 갑자기 그만한 돈을 올려줄 여유가 그에게 없었다. 결국 3년만에 음식점을 접었다. 자체 추산으로 권리금 포함 5000만원 가량을 손해봤다. 첫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그 무렵 심 대표가 눈을 돌리게 된 것은 바로 태양광이었다. 한국전력은 1000kWh 이하의 소규모 발전소와 전력수급계약(PPAㆍPower Purchase Agreement)을 맺고 소규모 발전소가 생산한 전기를 전량 구매해주고 있다.

또 ‘발전차액지원제도(FIT)’에 따라 소규모 발전소 사업자에게 최장 15년까지 보조금을 지급한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전기 가격은 1㎾당 110~120원이지만, 태양광으로 생산하면 1㎾당 460원(지난해 기준)에 사주는 것이다.

심 대표는 이에 주목하고, 2009년 말 전남 영광에 400㎾ 규모 태양광 발전소 2곳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그는 사기를 당했다. 업계 브로커의 말에 속아 시세로 3.3㎡(1평)당 2만~3만원이었던 부지를 3.3㎡당 6만원에 구입한 것이다. 그는 2억원 정도를 손해봤고,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시작한 태양광 발전소 사업은 심 대표에게 안정적 자금원이 돼 줬다. 발전소 1곳당 월 500만~600만원 정도의 수입이 나왔다. 그는 서울(2곳)과 일산(1곳) 등 총 5곳까지 발전소 숫자를 늘렸다.

심 대표는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태양광 발전소 시공 대행 및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전국 50곳에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고, 피앤제이테크는 이 분야 국내 선도업체 중 한 곳이 됐다. 연 매출액도 17억원으로 태국 음식점 운영 때의 11배를 넘는다.

심 대표는 “잇단 불행에 2세 계획까지 뒤로 미뤘다. 첫 아이도 결혼 7년만인 올해 3월에야 태어났다”면서도 “무조건 죽으라는 법은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향후 건실하게 회사를 키워, 크지는 않아도 튼튼하고 믿음직한 태양광 전문업체로 자리잡는 게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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