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새누리 신흥실세는 ‘경제통’...몸값도 “부르는대로”
뉴스종합| 2012-06-12 10:28
권력은 1인자의 취향과 요구에 따라 빠르게 재편된다. 12월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중심축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다. 더불어 그가 숱하게 강조해온 ‘민생경제’를 뒷받침할만한 경제통(通)들이 신흥 권력으로 급부상했다. 대신 ‘정치’에 힘쓰던 인사들은 때가 때인 만큼, 한발 뒤로 물러서있는 모양새다. ‘민생=이념’을 앞세운 박 전 위원장의 지향점에 따른 권력 재편이다.

박 전 위원장의 최측근 인사들은 유독 경제 전문가가 많다. 그중 다수는 19대 국회 들어 전면에 얼굴을 내밀고,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어 실권을 거뭐졌다. 대우경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했고 박 전 위원장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이한구 원내대표를 비롯해 경제학 박사 출신인 서병수 사무총장, 경제학 박사로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근무한 경력의 이혜훈 최고위원 등이 대표적 친박(親朴) 경제통이다. 위스콘신대 경제학 박사 출신 유승민 의원, 같은 대학 출신 최경환 의원도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명분을 따지고 정무에 집중해온 정치인들과 다른 부류로, 목소리가 크지 않았던 탓에 얼굴이 부각되는 일도 드물었다. 이한구 원내대표만 해도 친박계 ‘경제브레인’으로 알려져 있었을뿐, 불과 몇년전만 해도 전면에 부각될 것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국회에 갓 입성한 초선의원들도 경제통이면 입지가 보다 탄탄하다. 초선의원들은 각종 모임에 초청받기 쉽지 않은데, 이들은 하루에 몇 탕을 뛰어야 할 정도다.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으로 위스콘신대 동문인 안종범, 강석훈 의원을 비롯해 이종훈 의원(노동경제학), 김현숙 의원(조세분야)도 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권력의 축이 경제통으로 이동함에 따라, 19대 국회 경제관련 모임도 경쟁적으로 탄생하고 있다. 쇄신파 남경필 의원이 주도한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남경필, 김세연, 이혜훈, 홍일표 의원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또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이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부의장과 의기투합해 만든 국가재정연구포럼도 이한구, 오제세, 장병완 의원 등 경제통들이 총집결했다. 두 모임에 동시에 참여하는 이들도 여럿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내에서는 경제를 잘 몰라도, 일단 경제 모임에 참여해야 소외당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확대됐다. 최근 경제관련 모임이 30명이 넘는 매머드급 모임으로 꾸려진 것도 지원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국가재정연구포럼에 참여한 한 초선의원은 “요즘 경제 관련 모임에 안 끼면, 당내에서 소외된 느낌이 들 정도”라며 국가재정에 대해 잘 모르지만, 공부도 하고 정책에 기여하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민선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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