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잠식·투자 위축 불보듯
美·유럽서도 이용 제한
ICT 생태계 파괴 우려감 고조
음성·데이터등 요금체계 개편
업체들 비상대책 마련 돌입
카카오톡의 무료 음성전화(보이스톡) 서비스에 이어 애플이 올 3분기부터 3세대(3G)망에서 무료 영상통화 서비스(페이스타임)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동통신사들의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통신사들은 3G망을 기반으로 하는 무료 음성통화와 영상통화의 확산은 ▷통신사들의 음성 매출 잠식 ▷네트워크 투자 위축 ▷요금 인상 등 정보통신기술(ICT)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미 카카오톡 등 영향으로 올해 3월 SMS 사용량이 지난 2010년 말보다 57%(53억→23억건)나 감소했다. 보이스톡 서비스까지 확산될 경우 투자 재원이 잠식돼 통신망 유지와 고도화에 필요한 투자가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통신사들은 비상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다음주 중 카카오톡 음성전화 서비스 확산에 따른 연간 매출 손실액과 수익 감소액 추정치를 공개하고 요금 체계 개편도 함께 발표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통신망에 투자하지 않는 mVoIP 사업자의 음성 서비스는 허용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으로 돼 있다.
해외 주요 이동통신사들은 이용약관에 이동통신망에서 mVoIP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명기하고 있다. 영국의 T-모바일(Mobile), 캐나다 벨모빌리티(Bell Mobility),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 등 주요 이통사들은 mVoIP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mVoIP을 허용하는 통신사들도 대부분 높은 요금제에서만 mVoIP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는 7만~8만원 이상 수준의 고가 요금에 가입할 경우에만 이용자들이 mVoIP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스프린트(Sprint)와 스웨덴 텔리아소네라(Teliasonera)는 9만원 이상의 초고가 요금제에서만 mVoIP을 허용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3G에서는 5만4000원, LTE에서는 5만2000원 이상 요금제(SK텔레콤 기준)부터 mVoIP 이용이 가능하다. mVoIP 이용 조건이 해외보다 낮아 요금 수준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은 mVoIP 사용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이라는 게 통신사들의 주장이다.
통신사들은 현재의 이동통신 시장 환경에서 mVoIP이 확산되면 통신 사업의 경영 여건 악화가 가속화되고 사업 기반 붕괴가 우려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요금 인하와 시장경쟁 격화 및 트래픽 급증에 따른 투자비 증가 등으로 인해 지난해 서비스 개시 2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통신 3사의 이동전화 서비스 매출은 22조3000억원을 기록, 사상 최초로 전년 대비 2609억원(1.2%)이나 감소했다.
투자 및 IT 전문기관들도 mVoIP 서비스 확산이 통신사들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신 전문블로그 텔코(Telco)2.0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의 출현으로 향후 3년간 이통사의 음성 매출이 21% 감소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아서디리틀(ADL)은 mVoIP으로 인해 전 세계 이통 사업자 음성 매출이 올해부터 2016년까지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보이스톡 등 mVoIP 서비스가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통신사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통신사들은 mVoIP이 전면 허용되면 통신망을 유지와 고도화를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네덜란드 등 mVoIP이 전면 허용된 국가에서는 통신요금이 최대 2.7(미국)~5배(네덜란드)까지 인상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VoIP이 확산될 경우, 음성ㆍ데이터 요금 수준 조정 등 요금 체계의 전면적인 개편 등 통신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중장기적으로 소비자 혜택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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