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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먹구름’ 걷혔지만…
뉴스종합| 2012-06-18 11:49
유로존 잔류 선택 긍정 신호
사회당과 연합정부 구성 탄력
구제금융 재협상 등 난제 산적
긴축이행 조건따라 불안 여전



국가 부도와 유로존 이탈이라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던 그리스 사태가 17일(현지시간) 치러진 2차 총선에서의 신민당 승리로 중대 고비를 넘겼다. 세계 주요국 정부와 외신들은 선거 결과에 안도와 환영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총선 후 연정 구성과 구제금융 재협상, 긴축 이행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위기 재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아테네 중심부의 자피오 청사에서 TV 인터뷰를 통해 “오늘 선거로 그리스 국민은 유로존 잔류를 택했다”면서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은 그리스와 유럽에 중요한 시점으로, 그리스의 모든 정당이 당파적 이익을 버리고 협력해 하루빨리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자”고 강조했다. 


반(反)긴축을 외치며 이번 선거에서 2당 등극을 이끈 알렉시스 치프라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는 TV에 나와 “우리는 강력한 야당이 돼 정부가 주요 사안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연정 구성에 쏠리고 있으며, 현재로선 낙관론이 우세하다. 그리스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 “최악의 사태는 피하고 보자”는 공감대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유럽의 주요 외신을 종합해보면, 신민당이 사회당ㆍ그리스독립당과 합작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

만에 하나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중단→그리스의 국고 고갈→그리스 국가 부도→그리스의 유로존 이탈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최근 총선을 앞두고 시리자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리스 은행권에선 하루에 7억~8억유로씩 예금이 이탈하는 사태가 지속돼왔다. 앞서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총리는 이달 말이면 국고에서 유로화가 바닥 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성공한다고 해도 구제금융 조건 완화와 긴축 이행 등을 둘러싼 잡음이 우려되고 있다.

그리스 내 반긴축 여론이 거센 가운데 독일 정부는 이날 구제금융 이행조건 자체에 대한 재협상은 불가하지만 이행 시한은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22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4자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의 완화 여부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도좌파 신문인 쥐드도이체자이퉁은 “어느 쪽이 집권하든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을 어느 정도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저항을 정부가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로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정부가 구성돼 그리스 국민이 직면한 경제 도전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지도자들이 그동안 밝혔듯이 그리스가 개혁에 대한 약속을 지키면서 유로존에 잔류하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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