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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펀드, 누구 배를 불리나
뉴스종합| 2012-07-02 11:16
공모가 밴드 상단보다 5% 이상 높은 가격으로 지난달 29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사조씨푸드가 첫날 급락했다. 공모가 대비 16% 가까이 하락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사조씨푸드의 첫날 약세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공모가격이 유사 기업들의 평균 밸류에이션 대비 할인은커녕, 10% 이상 할증됐기 때문이다. <본지 5월 9일자 19면 참조>

사조씨푸드의 공모가가 높게 결정된 원인은 횟감용 참치 1위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있었지만, 공모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에 나선 일부 공모주 펀드들이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공모주 펀드의 공모주 편입 비율은 10% 미만으로 공모주 물량 확보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며 “수십여개 공모주 펀드들이 더 많은 공모주를 받기 위해 (수요예측에서) 경쟁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거품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모주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월 평균 6개 기업이 상장한 지난해의 경우 기관의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115대 1’이었던 반면, 월 평균 1.7개 기업이 상장한 올 상반기는 ‘195대 1’로 경쟁률이 배 가까이 높아졌다.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음에도 정작 상장 후 주가는 신통치 않다. 올해 상반기 상장된 10개 기업 가운데 6개 기업은 현재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공모주 펀드 간 과도한 물량 확보 경쟁으로 공모가가 높아지면서 결국 그에 따른 손실은 관련 펀드 투자자와 일반 청약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덕분에 높은 공모가를 원했던 회사 측과 상장 주관사만 잇속을 챙기는 꼴이 됐다.

공모주 펀드의 원래 설립 목적은 공모주 투자의 기회를 기관이나 일부 고액 자산가뿐만 아니라 소액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있다. 이 같은 취지를 살리려면 공모주 펀드 운용 담당자들이 상장 기업의 가치와 성장성을 제대로 분석해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투자자들 역시 공모주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버려야 한다. 기관 수요예측 결과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청약하는 건 위험하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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