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금감원, 재벌보험사 손본다...대주주 불법 배당여부 감사
뉴스종합| 2012-07-02 10:12
[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금융당국이 삼성생명 등 재벌 보험사들이 대주주들의 배당을 불법적으로 늘렸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부문 검사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검사에 나섰으며, 이후 대한생명과 동양생명 등 생명보험사들을 상대로 집중 검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이번 부문 검사는 지난해 손해보험사에 이은 예정된 부문검사”라며 “지난 회계연도의 경우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후 첫 결산인 만큼 기준에 맞춰 제대로 회계 처리가 됐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계처리상 오류여부를 비롯해 배당 시 절차상 하자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의 경우 배당을 실시하기에 앞서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거친 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치게 된다. 이때 배당 규모의 적정성을 따지게 되는데 이 같은 절차를 이행했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고배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셈으로 풀이된다.

또한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대주주들의 이익을 늘리기 위해 구분계리 원칙을 어겼다는 주장이 지적돼 주목된다. 특히 저축성보험 등의 경우 대부분이 계약자에 이익이 배당되는 유배당 상품보단 이익 모두 주주의 몫으로만 돌아가는 무배당 상품의 취급 비중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계약자들에게 이익을 배당해주는 유배당 상품보다 무배당 상품의 보험료를 상대적으로 낮춰 결과적으로 주주들의 이익을 높여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게다가 판촉비와 인건비 등 사업비에서 무배당 상품의 사업비를 유배당 상품 계정으로 포함시킬 경우 주주배당 재원을 늘릴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76%)이며, 이재용 사장이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19.34%)가 2대주주다. 대한생명은 한화건설(24.88%)이 최대주주며, ㈜한화(21.67%)가 2대주주다. 한화건설의 최대주주는 ㈜한화지만, ㈜한화의 최대주주가 김승연 회장이라는 점에서 대주주에 대한 배당 늘리기 의혹을 사고 있는 이유다. 미래에셋생명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캐피탈(59.67%)이 최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은 박현주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최대주주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당의 적정성과 함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 그 동안 지적돼 온 문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요구에 일부 생보사들이 이행하지 않아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면서도 “그룹 회장들 역시 주주이며, 투자한 만큼 이익이 나면 배당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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