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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난 준비된 대통령…나머지 누가 자격있나”
뉴스종합| 2012-07-19 11:49
‘저녁이 있는 삶’은 곧 일자리 창출
법개정·재계설득 통해 단계적 추진

안철수 딜레마·지지율 부진?
나의 구체적 콘텐츠·검증 거치면
국민들 ‘준비된 대통령’ 알아 볼 것

박근혜, 민주주의 소신·철학 없어
불통의 삶 안타깝게도 결정적 약점



‘저녁이 있는 삶’ 공약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는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주말도 없이 빼곡히 들어찬 스케줄 때문이다. 손 후보는 “어쩔 수 없다. 내가 저녁이 없는 삶을 가짐으로 해서 저녁이 있는 삶을 국민에게 드리겠다”며 웃었다. 그는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더라도 국민은 울지 않는 그런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서 자신을 준비된 대통령감이라고 했다.  

최근 헤럴드경제ㆍ코리아헤럴드와 만난 손 후보는 학자 출신답게 논리적 설명을 곁들이며 시종일관 차분한 인터뷰를 이어갔다. 재벌의 지배구조 문제는 유예기간을 갖고 서서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해서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봐 왔고 거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모른다”고 말했다.

-‘저녁 있는 삶’과 ‘맘(Mom) 편한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감성적으로 국민이 원하는 걸 잘 집어냈다는 평가가 있지만 파급력이 좀 약한데.

▶하루아침에 뭐가 다 나오느냐.(웃음) 하나하나 저녁이 있는 삶의 내용을 채우고 또 그것을 제시하고 공표해 나가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의 첫째 공약이 노동시간 단축이고 일자리 창출이고 그게 기본이다. 저녁이 있는 삶으로 천지개벽을 하겠다? 이런 것보다 저는 그 내용을 충실히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노동법을 개정하고, 기업도 설득해야 한다. 상당히 복잡한데.

▶주어진 대로 하는 거면 대통령이 필요 없다. 우리나라 평균 노동시간이 2193시간이다. 일단 임기 내에 2000시간으로 줄이겠다. 그렇게만 해도 새로운 일자리가 73만개 만들어진다. ‘놀토’가 처음 나왔을때 월 4주 중에 하루를 쉬는 거였다. 처음엔 우려했지만 임금이 낮아진 것도 아니고, 산업생산력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기업의 확장이 위축되는 것도 아니었다. 단계적으로 가면 된다.

-경제민주화가 재벌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민주당의 대표로 있을 때 제시했던 당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순환출자금지 같은 것도 오늘 시행해서 내일부터 다 없애자는 게 아니다. 유예기간을 두면서 충격을 흡수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내놓는 경제민주화 방안은 현재에 있는 잘못된 지배구조를 계속 유지해 나가자는 것인데 그건 아니다. 재벌의 횡포나 대기업의 변칙적인 지배구조를 바꿔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한 지지율 조사에서 경쟁자인 김두관 후보에게 역전되기도 했다.

▶(지지율은) 아직 구체적인 콘텐츠가 나오지 않았다. 국민들이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가서, ‘누가 어려운 경제를 해결해줄 것인가, 누가 난마와 같이 얽힌 사회 갈등을 해소할 것인가, 또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세계적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란 고민을 하게 되시면 능력이 있는 지도자, 준비된 대통령을 선택하실 것이다. 

-어떤 면에서 준비된 대통령인가.

▶다양한 정치경험과 행정경험을 통해서 지금과 같은 난국을 가장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준비된 선장이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흐름인 복지와 경제민주화 역시 헤쳐나갈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 실력은 지금까지 살아온 삶과 업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말은 누구든 할 수 있다. 5년 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자질을 누가 갖췄느냐, 그게 제가 여야를 통틀어 가장 낫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때문에 손 후보의 지지율이 낮다는 얘기도 있다. 안 원장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보나.

▶안 원장이 정치에 자극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치가 제대로 국민의 요구와 여망을 받아들이지 못하니까 ‘안철수 현상’이 나왔다. 백신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안 원장의 역할에 대해 무엇이 가장 적합한지는 본인 스스로가 결정할 일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제 1야당이다.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 나라를 어떻게 만들겠다’라는 비전을 보여주고 국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는 게 우선이다.

-민주화 운동을 오랫동안 했다. 한나라당에 몸담기도 했는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박 후보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없는 게 치명적 약점이다. 아버지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봐 왔고 거기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불통도 문제다. 그가 살아온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는 그래서 연민의 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장에 가서 떡볶이를 사먹는다는지 아주머니 등을 두드려준다고 세상을 다 아는 게 아니다. 민생을 제대로 알려면 국민과 함께하고 마음속에 들아가야 하는데 박 후보는 결정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통합진보당 사태, 그리고 향후 야권연대의 전망은.

▶거짓된 진보의 껍데기를 벗겨내야 한다. 그 껍데기를 벗겨낼 생각도 없고, 그럴 자신도 없다면 진보를 표방해서는 안 된다. 진보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잘못된 절차에 의해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인터뷰=한석희ㆍ이주희 기자/

정리=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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