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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vs 안철수 1라운드-본격 콘텐츠 전쟁
뉴스종합| 2012-07-20 09:48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출마선언문이나 다름없는 대담집을 ‘깜짝’ 출간하면서, 대선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두 후보(박근혜 vs 안철수)의 1라운드 구도가 완성됐다. “이미지만 있고 실체가 없다”는 비판을 받던 안 원장 측이 작심하고 콘텐츠를 내놓으면서, 두 후보는 ‘이미지 경쟁’의 전초전을 마치고 본격적인 ‘콘텐츠 전쟁’에 접어든 셈이다.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후보 측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사태를 ‘관망’했다. 박 후보는 전날 부산에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원장의 대담집 출간에 대한 소감을 묻자 답변없이 은근한 미소만 띄운채 자리를 떴다. 캠프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이 경쟁자인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흔들릴 필요 있느냐. 차분히 그동안 준비해온 정책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7년 경선 패배 이후 오랜기간 다져온 콘텐츠로, 정치경험이 전무한 안 원장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겉으론 담담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그동안 설(說)만 돌던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자 물밑행보는 분주하다. 박 후보 측이 특히 관심을 갖는 부분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안 원장의 국정 운영 구상이나 정책 방향이다.

안 원장은 저서를 통해 정치ㆍ사회ㆍ경제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최근들어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경제영역에서 정의가 구현되는 것”이라고 밝히며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경제민주화를 대선 키워드로 제시한 만큼, 재벌개혁안 등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안 원장은 재벌 정책과 관련 “(경영자 시절부터)‘규제 철폐는 좋은데 감시는 강화해라. 안 그러면 약육약식의 정글이 된다’는 말을 지속적으로 해왔고, 그 소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인 롤모델은 미국 대공황기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4번을 연임한 프랭클린 루스벨트를 꼽았다. 이와 함께, 루스벨트의 업적으로 꼽히는 경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분배 정책과 복지제도 확충 등을 적극 추진할 뜻을 피력했다.

복지에 대해서는 “단순히 있는 것을 나눠 갖고 소비만 하는 좁은 의미의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와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선순환하는 넓은 의미의 복지”라고 강조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는 ‘국공립 보육시설의 확충과 민간 보육시설 교사들의 처우 개선’ 등을 과제로 꼽았다. 그밖에 아동수당제의 도입, 가정파견 돌보미 등 지원 활성화를 강조했다. 앞서 박 후보 측도 이례적으로 일하는 여성의 보육 환경 개선을 위한 ‘여성 정책’을 발표, 아빠 1개월 출산휴가, 자녀장려세제(연간 최대 50만원) 지원, 방과후 돌봄서비스 제공 등을 제시했다.

두 후보의 역사관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안 원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제개발에 대해 “선진국들보다 훨씬 단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했다”며 “우리 사회 많은 부분들이 인권, 민주화를 무시했던 산업화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런 것들이 구체제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과거 아버지가 행한 5ㆍ16 쿠데타에 대해 "(아버지로썬)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발언했다. 이어 불거진 ‘역사관 논란’에 대해서는 “저뿐아니라 저처럼 생각하는 국민들도 많이 계신다. 그러면 그렇게 생각하는 모든 국민들이 아주 잘못된 사람들이냐”고 반박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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