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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고립…아사드 ‘카다피 최후’ 맞나
뉴스종합| 2012-07-20 12:17
알아사드 국영TV서 건재 과시
카다피 사망전 행보와 ‘닮은꼴’

反軍, 국경검문소 탈출경로 차단
정부군 반격 준비…추가교전 임박

러·中 반대로 UN제재안 부결
EU는 시리아행 무기검색 강화



18일(현지시간) 자행된 폭탄테러로 핵심 측근을 잃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9일 시리아 국영 TV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언론플레이와는 상관없이 이틀 새 수만명의 난민이 생겼다. 반군은 주요 국경지대를 장악하며 혹시라도 있을 대통령의 국경 탈출 가능성에 대비 중이다.

주요 외신은 19일 “시리아 국영 TV가 18일 알아사드 대통령과 새 국방장관의 면담 모습을 방송했다”며 “화면에 등장한 알아사드는 침착한 모습이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의 한 소식통은 이날 “폭탄테러가 일어난 18일부터 오늘까지 레바논 국경을 통해 시리아를 탈출한 사람이 2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리아 반군인 자유시리아군(FSA) 대변인은 19일 터키로 통하는 관문과 이라크로 이어지는 국경 검문소를 모두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시리아는 지난해의 리바아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국가원수도 작년 반정부시위가 내전으로 격화하자 여러 차례 방송에 등장해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위기를 느낀 카다피의 핵심측근은 속속 그의 곁을 떠났다. 이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군사작전이 시작됐고, 5월엔 카다피의 직계가족이 사망했다. 그는 8월 다시 육성방송을 통해 “반군을 몰아내라”며 혁명수비대 등 정부군을 독려했다. 그가 사망하기 불과 두 달 전이었다.

지난 9일 알아사드는 독일 ARD방송과 만나 “나는 카다피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때 이미 그의 주변은 이렇다 할 측근이 없을 정도로 공백상태였다. 군 장성과 외교관도 지난 6월 이후 100명 가까이 빠져나갔다. 이어 18일 폭탄공격은 ‘알아사드 핵심 측근의 씨를 말렸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국영 TV에 등장한 알아사드 대통령의 화면에 육성이 없다는 점을 들어 그의 신변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계속 제기 중이다.

물론 시리아와 리비아에는 차이점도 있다. 리비아 내전 당시엔 서방세력이 깊숙이 개입했다.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쉽게 점령한 것도 나토군의 공습으로 카다피 친위부대가 무력화한 덕이었다. 게다가 리비아 정부군의 군사력도 미미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다르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정부군이 반군에 밀리지만 정부군은 과거 이스라엘과 세 차례나 중동전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았다. 육군 병력은 22만에 달한다. 전차도 약 5000대 보유 중이다.

시리아와 밀월관계인 러시아는 유엔 등 국제사회가 준비 중인 비(非)군사적 제재 조치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시리아 제재를 담은 유엔의 결의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부결됐다. 두 나라가 시리아 제재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지난 9개월 동안 이번이 세 번째다. 이 제재안의 부결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정전협정 준수 여부를 감독하기 위해 파견된 유엔 감시단의 장래도 불투명해졌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시리아행 무기 검색을 강화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에 대한 제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19일(현지시간) EU 관계자가 밝혔다.

<윤현종 기자>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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