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아따블르)
유기농박물관 구경하고,보리굴비 먹으러 팔당 가볼까?
라이프| 2012-07-31 09:00
[헤럴드경제 이영란 선임기자]남도한정식의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을 전해온 서울 역삼동의 한정식집 ‘봉우리’가 팔당에도 분점을 열었다.
서울에서도 몇손가락 안에 꼽히는 정통 한정식집인 ‘봉우리’는 지난 7월초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의 ‘남양주 유기농테마파크’ 내에 식당을 개점했다.

경기도 남양주시가 지난해 가을 세계유기농대회를 개최하며 조성한 ‘남양주 유기농 테파마크’는 ‘자연생태 보전’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이다. 세계에서도 유례가 드문 유기농박물관이 조성된 곳으로, 유기농의 기본원리와 가치, 자연의 순환과 생물의 다양성 등을 교육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유기농 테마파트 주변에는 풍광 좋은 운길산과 수종사가 있으며, 남양주종합촬영소, 두물머리, 다산유적지, 실학박물관, 모란미술관, 세미원 등이 주변에 위치해 있다. 특히 남한강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소중한 자연을 느낄수 있도록 옛 중앙선 폐철길에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만들어 주말이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이곳 유기농 테마파크에 ‘이하연의 유기농 밥상-봉우리’라는 이름으로 들어선 이 식당은 남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위치한 데다, 맛있고 정갈한 남도 음식을 제공해 미식가들 사이에 ‘팔당 맛집’ ‘남양주에 가면 꼭 들려야 할 곳’으로 꼽히고 있다. 식당 입구에는 캘리그래퍼 강병인 씨가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여, 그대 있음에 세상은 향기롭소"등 아름다운 싯귀를 유리창 가득 적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남양주 봉우리 식당의 주 메뉴는 보리굴비정식(2만5천원)과 떡갈비정식(3만5천원). 보리굴비정식은 바짝 마른 보리굴비를 찜통에서 쪄, 손으로 쭉쭉 찢어내는 음식으로, 맛갈스런 전라도식 반찬과 김치가 결들여진다. 떡갈비정식은 한우갈비를 다져 양념해 숯불에 구은 요리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손님들에게 인기다. 이밖에도 다양한 남도 한정식을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이를테면 칼칼한 묵은지에 아싸한 홍어와 돼지고기를 곁들인 삼합, 싱싱한 전복을 살짝 구운 전복구이, 고소한 국물맛이 일품인 들깨탕 등 입에 착착 달라붙는 메뉴들이 많다. 만화가 허영만 씨, 이낙연 의원(민주통합당), 영화감독 강우석 씨, 한복연구가 김혜순 씨 등이 그간 봉우리를 즐겨 찾았던 단골이다.

무엇보다 이 식당은 김치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봉우리에선 여느 곳에선 좀처럼 맛보기 힘든 명품김치들이 계절별로 제공된다. 싱싱한 전복과 문어를 넣은 전복김치와 문어김치가 있는가하면, 홍어김치 멍게김치 송이백김치 등이 번갈아가며 손님상에 오른다.
무김치 또한 종류가 다양하다. 석류김치 비늘김치 해물섞박지 동치미 등이 봉우리에서 맛볼 수 있는 무김치들이다. 또 백김치도 다양하게 제공된다.
‘봉우리(逢友里)’란 상호는 얼핏 들으면 산(山)봉우리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역삼동과 팔당의 봉우리는 ‘그리운 친구들이 만나는 마을’이란 뜻이다. 마음이 통하는 이들끼리 맛갈스런 밥상을 마주 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었으면 해서 붙인 이름이다.

한정식집 ‘봉우리’와 함께 이하연 사장은 ‘봉우리 찬ㆍ김치’라는 브랜드로 김치사업도 펼치고 있다. 요리연구가이자 한국김치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하연 씨는 김치 사랑이 남다르다. “10여년 전 강원도에 폭우가 쏟아져 배추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중국김치가 대량수입된다는 TV뉴스를 접하곤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에 제대로 된 김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김치사업을 시작했다”는 그는 “그간 담가본 김치만도 300여종이 넘는다”고 했다.
이미 유명세를 탄 빙어김치, 홍어김치, 전복김치, 도루묵김치, 파프리카 백김치 등은 봉우리가 내세우는 ‘작품’. 워낙 김치맛이 좋자 배우겠다는 이들이 많아 김치강좌도 자주 펼친다.

이 사장은 “집집마다 김치냉장고는 날로 근사해지는데 그 안의 주인공(?)인 김치는 별반 대접을 못받는 것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김치종주국으로써 우리 자신부터 김치를 귀히 여기고, 제대로 담글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031)576-8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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