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소식
온라인게임 투자에 ‘왜 등돌리나’
게임세상| 2012-08-13 16:22
[헤럴드경제]- 개발사 자금력 확보 어려움으로 중도 포기 … 단기성과 중시하는 기존 투자 한계 노출
- 새로운 투자 프로그램 ‘와이-스퀘어드’주목 … 개발사 육성할 수 있는 투자 프로그램 개발 시급

게임업계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던 시기가 있었다. 흥행이라는 리스크가 있었지만, 흥행에만 성공하면 투자금의 수십배에서 수백배에 달하는 이윤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 중·후반에 이르면서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고 상대적으로 흥행작 배출이 어려워지면서 투자가 줄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짧은 기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모바일, 웹 등의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많은 시간과 돈을 요구하는 온라인게임에 대한 투자가 사라져가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3~4년의 개발 기간과 최소 수십억에 이르는 개발비가 들어가는 온라인게임 개발보다는 적은 인력과 수천만 원으로 개발할 수 있는 모바일에 끌리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해외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로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이처럼 국내 투자 트렌드가 단기성과에 주목하게 되면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려는 개발사 창업이 급감, 온라인게임 산업의 위기론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의 부활을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 트렌드가 절실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콘텐츠를 생산해 이를 서비스함으로써 매출을 창출하는 게임산업의 특징상 온라인게임이 출시되기까지 약3~4년의 시간동안 개발사의 기대 매출액은 0원이다. 때문에 개발사 설립 후 3~4년간은 치밀한 자금 계획이 필요하다. 이를 지금까지 대부분 투자에 기대왔다. 하지만, 투자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무리한 지분 요구, 원금 보장 등의 이슈로 투자 받는게 힘들어지고 있다.

[모바일 함정에 빠진 소형 개발사]
지금까지 시장에서 성공한 게임사들을 살펴보면 대표가 개발자 출신인 경우가 많다. 개발 최전선에서 콘텐츠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성공을 일궈냈기에 오늘의 성공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2010년 이후에도 개발 경력 수십년의 베테랑 개발자들이 창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온라인게임 개발이 아닌 모바일, 웹 등의 주변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변경했다.

세계를 뒤흔들 온라인게임 개발을 목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회사를 관둔 이들이 주력 플랫폼을 바꾼 이유는 무엇일까? 개발자 출신 CEO 들은 상대적으로 우수 개발자 수급과 개발 조직 최적화, 개발력 극대화 등의 이슈에는 정답을 갖고 있지만, 회사의 경영과 자금 계획 등의 이슈에 대해서는 깊은 지식이 없다.


▲ 개발사 성공 사례인 ‘던전앤파이터’의 성공을 더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특히, 투자는 인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발자 출신 CEO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짧은 기간 성과를 낼 수 있는 모바일, 웹 등에 먼저 진입해 안정적인 캐시 카우를 확보한 후 온라인게임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창업이 모바일, 웹 등으로 몰리면서 경쟁이 심해지면서 오히려 도산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금융투자 최경진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모바일 분야에서 기회가 늘었지만,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졌다”라며, “최근 이 분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투자사들이 매력을 느끼던 소규모 모바일 개발사에 대해서도 투자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와이-스퀘어드, 새로운 투자 해법 제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있는 온라인게임은 진입하기가 어렵고 상대적으로 기회를 엿볼 수 있었던 모바일과 웹 등의 신규 플랫폼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사들은 난관에 봉착했다. 이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이 와이디 온라인이 내세운 와이-스퀘어드(Y-squared)다.

와이-스퀘어드는 지금까지의 단순 투자의 방식에서 벗어나 회사 운영을 위한 재무와 법무, 마케팅, PR, 게임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와이디온라인이 쌓아온 노하우와 전담 인력을 지원해 개발사가 게임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첫 번째 성공 모델로는 소형 개발사 내꺼(Naker)를 예로 들수 있다.

개발사 내꺼는 ‘던전 앤 파이터’, ‘사이퍼즈’ 등을 개발했던 네오플 출신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처녀작인 ‘블러드 포 페이블’은 PvP 리얼 액션 게임으로 자체 개발한 서버 패킷 최적화 기술을 통해 콘솔 게임을 능가하는 빠르고 리얼한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 와이-스퀘어드를 통한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와이디온라인

와이디온라인 비즈니스 개발 전략실 박광세 이사는 “ ‘와이-스퀘어드’의 첫 프로젝트로 진행된 ‘내꺼’의 공동투자계약을 시작으로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 갈 것이다. 향후 모바일 게임뿐 아니라 신규 사업 분야에 이르기까지 와이디온라인의 마케팅 역량과 해외 네크워크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와이-스퀘어드가 갖는 의미는 개발사는 역량을 분산시키지 않고 오로지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고, 퍼블리셔로써 와이디온라인이 기존에 확보하고 있는 법무, 재무, 마케팅, 서비스 등의 개발 외적인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투자사와 개발사 사이에 와이디온라인이 중간자 역할을 하면서 투자사는 개발 일정 지연, 퍼블리셔 미확보, 해외 진출 좌절 등의 실패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개발사는 투자 유치를 와이디온라인은 퍼블리싱 게임 타이틀 확보 등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개발사와 투자사 상생 모델 절실]
다행스러운 것은 모바일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주요 투자사들이 온라인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 대형 게임사들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여전하다. 해외 게임사들이 국내 우수 개발자를 싹쓸이 하면서 역량 있는 개발 조직 구축이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개발자들이 해외 게임사의 물량 공세에 상당수 이동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투자사들이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나친 투자 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에 창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하고 있다.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개발사와 가능성 있는 개발사 발굴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투자사 양측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한국게임개발원 시절의 인큐베이팅 모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모바일이 각광받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생존이 어려운 시장이라는 분석도 많다

10여년전 강변역 테크노마트에서 시작된 게임 인큐베이팅을 통해서 지금의 국내 중견 게임사들이 탄생했듯이 투자사와 개발사간의 새로운 모델이 요구된다. 투자사들은 단기 실적이 아닌 장기적인 시각으로 온라인게임사 투자를 결정해야 하고, 개발사들도 정확한 일정 소화와 초기 자금 조달 계획을 확보해 상호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대한민국 온라인게임은 분명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투자 불균형이 지속될경우 엔씨소프트, 넥슨 등의 대형 개발사를 제외한 중견 게임사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질 것이다. 화성 개발자와 금성 투자사의 만남, 서로의 니즈를 먼저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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