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박근혜쏠림 위기감 팽배... 원탁회의 긴급 성명
뉴스종합| 2012-08-23 10:28
범야권 원로들의 모임인 ‘희망 2013 승리 2012 승리 원탁회의’가 안철수 원장이 대선행보에 서둘러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견제와 ‘이대로 가면 필패’라는 야권의 절박함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나온 행보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지난 21일 압도적인 지지(84%)로 새누리당의 후보로 선출된 다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등 ‘통합’을 주제로 한 광폭 행보를 연일 이어 나가고 있다. 박 후보의 지지율도 ‘컨벤션 효과’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탁회의가 긴급하게 소집돼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박 후보의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성명발표도 하루 전인 지난 22일에야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범야권 원로들이 피부로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실제로 원탁회의는 성명서에서 박 후보를 지칭하며 ‘5·16 쿠데타 미화’, ‘현 정부의 잘못에 대해 침묵’, ‘비민주적이며 퇴행적인 모습’ 등의 표현으로 박 후보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원탁회의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의 표출이다”이라 표현했다. 원탁회의는 이어 “출마선언을 서두르라고 다그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가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을 지났다”고 밝혀 사실상 안 원장에 대한 출마 압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범야권 원로들이 안 교수에 대한 출마 촉구 선언 배경에는 민주당만으론 어렵다는 분석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명서에선 “야당들 스스로 ‘희망 2013’의 담당 세력으로 국민의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것”이라며 야당이 지난 총선 패배의 책임을 물었다. 말하자면 안 원장과 민주당이 합심해 ‘승리 2012’를 만들어 내라는 주문인 셈이다.

실제로 민주당 후보 가운데 1위인 문재인 후보는 양자 대결에서 박 후보와의 지지율이 10% 넘게 벌어져 있는 상태다. 안 교수에게 ‘돌아설 수 있는 시점을 지났다’며 사실상의 출마를 종용한 것 역시 이같은 현실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원탁회의는 안 교수과 민주당 후보 사이의 단일화나 지지 방법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백낙청 교수는 단일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방식을 우리가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구체 방안은 안 원장이나 민주당이 고민을 하라는 취지”라고만 답했다.

백 교수는 “안 교수가 단일후보가 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해 민주당의 후보가 되는 방안 모두 판을 크게 만들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 안 교수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쳤다.

앞서 원탁회의는 지난 5월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이 일자 재창당에 준하는 당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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