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 경선 빅4 ‘부인 열전’
金… 초반 반대하다 든든한 조력자로
孫… 라디오 출연 손학규 철새론 변호
文… 전국 홍보·책 발간 가장 적극적
“진지한 재인 씨, 유쾌한 정숙 씨.”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하면서 각 후보의 부인들도 ‘남편 대통령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야권의 외곽을 묵직하게 장악한 안철수 현상 때문에 좀처럼 뜨지 않는 경선분위기를 한껏 띄우겠다는 각오다.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캠프는 문재인 후보. 문 후보 측은 캠프 내에 ‘가족팀(팀장 등 4명)’을 별도로 꾸려 문 후보의 부인 김정숙 씨를 지원하고 있다. 가족팀은 4·11 총선 중 ‘문 후보보다 부인이 더 매력 있다’며 모인 자원봉사자들이다.
가족팀 관계자는 “사모님이나 여사님이라는 호칭보다는 ‘유쾌한 정숙 씨’라는 표현이 더 맞다”며 “옷도 ‘동대문표’를 입을 만큼 서민적이고 춤과 노래를 잘한다. 분위기 띄우는 데 일가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24일 부산지역에서 여성단체를 챙기고, 25일에는 첫 경선지인 제주로 가서 남편을 지원사격할 예정이다. 김 씨의 저서 ‘정숙 씨, 세상과 바람나다’도 오는 27일 발간된다. 이 책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방송인 김제동, 가수 이은미 등과의 대화 내용을 담았다. 문 후보는 김 씨와의 인연에 대해 ‘대학시절 데모를 하던 도중 기절했다 깨어났을 때 김 씨의 무릎 위였다. 그때 이 사람이 내 인연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혜경 씨(정세균 후보 부인) 채정자 씨(김두관 후보) 이윤영 씨(손학규 후보) 김정숙 씨(문재인 후보) ※ 사진은 후보 기호순 |
손학규 후보의 부인 이윤영 씨도 최근 바깥 활동이 부쩍 잦아졌다. 약국을 운영하는 이 씨는 지난 2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손 후보의 ‘철새’ 이미지와 관련해 “그게 지워지려면 참 오랜 세월이 흘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것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말해 애틋한 심정을 표했다. 이 씨는 남편의 ‘저녁이 있는 삶’ 출판기념회에 등장한 이후 예비경선 때는 손 후보와 함께 지방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이 씨는 손 후보가 민주화운동으로 수배 중일 때 홀로 약국을 운영하며 생활을 책임지고, 딸과 함께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 전신)에 잡혀가 취조당하기도 했다.
김두관 후보의 부인 채정자 씨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채 씨는 지난 9일 당직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며, 17일에는 고(故) 장준하 선생 서거 37주기 추모식에도 참석했다. 18일엔 김 후보 대신 홀로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3주기 식장에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남편의 빈자리를 아내가 대신한 셈이다. 채 씨는 남편의 대선 출마에 누구보다 강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혼 후 처음으로 한 부부 싸움도 남편의 대선출마를 반대하면서였다고 한다. 지금은 누구보다 든든한 김 후보의 지원자로 자리매김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정세균 후보의 부인 최혜경 씨는 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들 가운데 가장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씨는 경선과 관련한 외부 공식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최 씨는 이화여대 영문과 재학시절 미팅을 통해 정 후보와 처음 만났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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