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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신부 “박근혜, 그 아버지의 그 딸일 뿐”
뉴스종합| 2012-08-31 10:25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민주화운동의 주역이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창립자인 함세웅 신부(70)가 최근 출간한 책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 부장을 ‘의인’으로 평가해 눈길을 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자기 아버지의 정체성을 모르는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고 일갈했다.

함 신부는 지난 29일 출간한 ‘껍데기는 가라’에서 “김재규 부장을 저는 개인적 은인 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은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박정희 유신독재를 끝낼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김재규 부장을 살리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며 당대 우리 시대의 한계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김재규 부장의 말 속에는 늘 민주주의를 꿈꾸는 의인다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함 신부에 따르면 김재규는 1979년 10월16일 부마항쟁 당시 민심이 떠났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며,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의 대화를 듣던 중 거사를 결심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이 “내가 직접 발포명령을 한다. 누가 날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말하는 것을 김재규가 들었다는 것.

함 신부는 “그(김재규)와 함께 했던 박흥주, 이기주, 김태원, 유성옥 다섯 분도 모두 의로운 분들”이라면서 “우리는 이 분들의 결의를 잊고 산 부끄러운 죄 때문에 결국 오늘과 같은 이명박 거짓 정권 그리고 유신독재를 계승한 어이없는 새누리당이 판을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함 신부는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아 이분의 뜻이 다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분의 공로가 제대로 평가되고 수렴될 때 한국 사회에 참된 민주정의가 실현되리라 생각한다”면서 “저는 김재규 부장 등 여섯 분의 동지들과 동시대를 살았던 한 시민으로서 안중근 의사를 기리고 드높이는 것과 같은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그분들을 생각하며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책에서 함 신부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독설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박 후보에 대해 “자기 아버지의 정체성을 전혀 모르는 그저 그 아버지의 그 딸일 뿐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냥 기계일 뿐”이라며 “박근혜 개인 보다는 박근혜 증후군이 나타나는 우리 현실이 슬프고 부끄럽다”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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