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메나코퍼레이션
4년 전 김 대표는 두바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 때문이었다. 가족이 함께 살 수 없어 500만원만 들고 두바이로 떠났다. 패션마케팅을 전공한 김 대표에게 중동과 아프리카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보였다.
낮에는 두바이 도매시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저녁에는 번역 일을 하던 중 이슬람권 여성들의 의복인 아바야와 실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옷으로 온몸을 가려야 하는 이슬람권 여성들의 의류에 크리스털 장식이 발달했다는 사실과 이 장식을 하나하나 일일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틈새시장을 발견했다. 이슬람 여성들에게 한복의 이미지를 결합한 의복 디자인과 문양 장식을 제안했다. 최근 한류 열풍과 함께 호응이 높았다. 사업성을 확신하고 귀국, 창업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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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나코퍼레이션 김세희 대표는 이슬람 전통의상에 한복 디자인을 접목, 이를 세계시장에 역수출한 수출역군이다. |
문제는 납품. 서울 동대문과 장안동 시장 상인들은 자금이 없었던 김 대표에게 번번이 퇴짜를 놓았다. 그때마다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나?” 하는 회의가 들었다.
김 대표에게 희망이 된 것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전용창업자금. 자금 지원으로 디자인 기획과 개발에 집중하고 바이어와 판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시장점유율 1위 아프리카 원단 업체와 디자인을 공동 개발하는 성과도 올릴 수 있었다.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길은 분명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지만 용기와 열정의 끈을 놓지 않을 때 기회가 온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청년전용창업자금이 제공한 사업경영 교육과 끊임없는 멘토링 또한 유용했다. 사업 경험이 일천했던 김 씨에게 4박5일에 걸쳐 사업계획서 작성법, 세무·회계 마케팅 전반에 대한 교육과 전문위원의 해외사업 경험에 기반한 조언은 도약의 힘이 됐다.
컨설팅을 담당한 서욱수 전문위원은 “생소한 이슬람시장에 아이템 하나로 뛰어든 김 대표의 도전정신에 매우 놀랐다”면서 “부족한 경험을 채워주기 위해 매달 한 번 이상 마케팅과 수주에 대한 전략과 일반 관리 업무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지도하고 코트라 등 유관 지원 기관과 물류, 가공업체 정보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지원에 힘입어 메나코퍼레이션은 상반기 수출 실적 15만달러를 달성하고 하반기에는 공장을 세워 30만달러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세네갈, 나이지리아 현지조사 및 테스트 마켓을 통해 개발한 제품은 코트라에서 주최한 한ㆍ아프리카 비즈니스위크에서 아프리카 바이어와 독점계약을 논의 중이다.
김 대표는 “맞춤의류 시장이 보편적인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한국의 기술력으로 SPA 패션브랜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패션브랜드를 넘어 대한민국 자체를 브랜드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민간외교를 펼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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