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굿바이 각시탈①]한국형 영웅 드라마, ‘각시탈’이 남긴 것들
엔터테인먼트| 2012-09-06 23:15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시절의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로 여겨졌던 ‘각시탈’이 안방극장의 공감과 호평을 얻으며 인기리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각시탈’은 최근 한일 관계에서 민감한 문제인 독도 문제 등과 맞물리며 그 인기에 박차를 가해왔었다. 이강토(주원 분)라는 인물이 가슴 아픈 시대적 상황 속에서 성장해 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우리 조상들의 치열했던 항일 운동의 모습과 더불어 우리 역사를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줬다.

이처럼 상상속의 인물이었던 ‘각시탈’은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남겨줬다.


하지만 ‘각시탈’이 항상 승승장구만을 해왔던 것은 아니었다. ‘각시탈’은 방송 전부터 캐스팅 문제와 타 작품에 비해 떨어지는 스타성으로 우려를 자아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보조출연자들이 탄 버스가 촬영장으로 이동하던 중 제동장치 이상으로 1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의 탑승객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일어난 사고는 많은 이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시탈’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었던 것은 KBS 드라마 3연타 흥행 기록을 세우며 원톱 배우로 자리매김한 주원의 깊이 있는 내면 연기와 박기웅, 진세연, 한채아 등 주연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 이를 뒷받침해주는 천호진, 김응수, 송옥숙, 이병준, 손병호, 전노민, 김정난, 안석환 등 중견 배우들의 활약이 있었다.

이러한 주-조연들 간의 연기 호흡은 극의 완성도를 높였으며, 잠깐의 부진이 무색할 만큼 ‘각시탈’이 수목극 전쟁에서 정상의 자리를 지켜올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각시탈’은 홍길동 이후 새로운 한국형 영웅 캐릭터로 자리잡음과 동시에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시간이 지나면서 희석됐던 역사의식을 일깨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줬다.

아울러 ‘각시탈’이 나타났다는 소리만 들어도 두려움에 벌벌 떠는 일본인들과 그들에게 날리는 쇠퉁소 한방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시원함마저 안겨줬으며,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 동아일보 일장기 말소사건, 김구-윤봉길 등 독립투사들의 항일 투쟁 등 역사의 현장을 다시 보는 듯한 장면들은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가슴 한켠에서 치미는 뜨거운 울분을 느끼게 했다.

결국 탄탄한 스토리-현장 분위기-배우들의 열연의 삼박자는 ‘각시탈’을 단번에 인기 드라마의 반열에 올려놨다. 작품 자체의 해외 수출에 있어서는 가까운 나라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그 이상의 뜨거운 불씨를 심어주는 성과를 남겼다.

한편 ‘각시탈’ 후속작으로 오는 9월 12일 송중기 문채원 주원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가 방송될 예정이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 chojw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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