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파크콘서트 ‘피아노 파라디소’
지난 8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2012 파크콘서트 피아노 파라디소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피아노 연주자 3인을 한 무대에 올린 특별한 자리였다.
해지기 한참 전부터 이루마와 유키 구라모토, 스티브 바라캇 등 피아노 시인의 음악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콘서트는 1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1부는 아드리엘 김이 지휘하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서곡’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지는 첫 번째 피아노 곡은 이루마의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 넥타이를 매지 않고 운동화를 신은 채로 무대에 등장한 이루마의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한 콘서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루마는 ‘기억에 머무르다(Stay In Memory)’로 관객들의 옛 추억을 상기시켰고 첼리스트 김영민, 디토 오케스트라와 함께 ‘너의 마음속엔 강이 흐른다(River Flows In You)’ 등을 연주했다. 이 밖에 MC스나이퍼가 깜짝 게스트로 나와 ‘할 수 있어’를 부르며 이루마의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피아노 파라디소에 참가한 스티브 바라캇(오른쪽부터), 아드리엘 김, 유키 구라모토, 이루마. [사진제공=크레디아] |
유키 구라모토는 단정한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인기곡 ‘로망스(Romance)’ ‘루이즈 호수(Lake Louise)’ 등을 들려주고, 앙코르곡으로 ‘Lovingly’를 연주했다.
디토 오케스트라의 ‘인디애나 존스’ 등 할리우드 영화음악 모음곡으로 시작한 2부는 스티브 바라캇의 ‘애드 비탐 에터넘(Ad Vitam Aeternam)’ 교향곡으로 꾸며졌다. 바라캇은 16개 악장으로 구성된 교향곡 중 몇 개 악장을 해설을 곁들이며 연주했다.
아쉬워하는 관객들을 위해 앙코르 곡으로 ‘레인보 브릿지(Rainbow Bridge)’를 선사한 그는, 이어지는 박수갈채에 기다렸다는 듯 이루마와 함께 등장, 피아노 듀엣으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연주했다. 이어 관객들의 아쉬움을 다시 한 번 달래주듯 유키 구라모토는 세 사람의 대표곡을 메들리로 한 번에 들려줬다.
스티브 바라캇은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유니세프 앤섬(Unicef Anthem)’을 들려주며 콘서트를 마무리 지었다. 세 사람이 한 무대에 선 꿈의 공연은 깜짝 게스트와 6곡의 앙코르곡으로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며 180분 동안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비록 야외무대가 지닌 음향의 한계는 조금 아쉬웠지만 5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이루마, 유키 구라모토, 스티브 바라캇 세 사람의 연주를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콘서트는 가을의 문턱에서 야외공연의 정취를 느끼고 싶었던 관객에겐 오래 기억될 낭만을 선사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