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루마 · 유키 · 스티브 바라캇…가을 문턱서 감성을 선물하다
라이프| 2012-09-11 10:02
습기를 머금은 촉촉한 잔디, 걷혀가는 구름 사이로 비치는 주황색의 노을, 조금 쌀쌀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선선한 바람, 가을이구나 싶은 날씨에 아름다운 피아노 음악이 곁들여졌다.

지난 8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린 2012 파크콘서트 피아노 파라디소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피아노 연주자 3인을 한 무대에 올린 특별한 자리였다.

해지기 한참 전부터 이루마와 유키 구라모토, 스티브 바라캇 등 피아노 시인의 음악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콘서트는 1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1부는 아드리엘 김이 지휘하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서곡’으로 막을 올렸다.

이어지는 첫 번째 피아노 곡은 이루마의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 넥타이를 매지 않고 운동화를 신은 채로 무대에 등장한 이루마의 모습에서 자유로움을 추구한 콘서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루마는 ‘기억에 머무르다(Stay In Memory)’로 관객들의 옛 추억을 상기시켰고 첼리스트 김영민, 디토 오케스트라와 함께 ‘너의 마음속엔 강이 흐른다(River Flows In You)’ 등을 연주했다. 이 밖에 MC스나이퍼가 깜짝 게스트로 나와 ‘할 수 있어’를 부르며 이루마의 무대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피아노 파라디소에 참가한 스티브 바라캇(오른쪽부터), 아드리엘 김, 유키 구라모토, 이루마. 
                                                                                                                                                             [사진제공=크레디아]

유키 구라모토는 단정한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인기곡 ‘로망스(Romance)’ ‘루이즈 호수(Lake Louise)’ 등을 들려주고, 앙코르곡으로 ‘Lovingly’를 연주했다.

디토 오케스트라의 ‘인디애나 존스’ 등 할리우드 영화음악 모음곡으로 시작한 2부는 스티브 바라캇의 ‘애드 비탐 에터넘(Ad Vitam Aeternam)’ 교향곡으로 꾸며졌다. 바라캇은 16개 악장으로 구성된 교향곡 중 몇 개 악장을 해설을 곁들이며 연주했다.

아쉬워하는 관객들을 위해 앙코르 곡으로 ‘레인보 브릿지(Rainbow Bridge)’를 선사한 그는, 이어지는 박수갈채에 기다렸다는 듯 이루마와 함께 등장, 피아노 듀엣으로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을 연주했다. 이어 관객들의 아쉬움을 다시 한 번 달래주듯 유키 구라모토는 세 사람의 대표곡을 메들리로 한 번에 들려줬다.

스티브 바라캇은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유니세프 앤섬(Unicef Anthem)’을 들려주며 콘서트를 마무리 지었다. 세 사람이 한 무대에 선 꿈의 공연은 깜짝 게스트와 6곡의 앙코르곡으로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며 180분 동안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비록 야외무대가 지닌 음향의 한계는 조금 아쉬웠지만 5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이루마, 유키 구라모토, 스티브 바라캇 세 사람의 연주를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콘서트는 가을의 문턱에서 야외공연의 정취를 느끼고 싶었던 관객에겐 오래 기억될 낭만을 선사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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