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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식 출마선언… 전문가들 ‘군더더기 없이 담백했다’
뉴스종합| 2012-09-20 09:36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담백하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출마 선언을 지켜 본 정치전문가들의 공통된 답이다.

흔히 보는 여의도식 정치와는 달랐다. 안 후보의 출마 선언식에는 이벤트도 없었고 수 백명의 청중 동원도 없었다. 흰 바탕에 검정색으로 담담하게 써진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슬로건 앞에서 그는 평소 그의 말투로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유용화 시사평론가는 2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연설이) 군더더기가 없었고, 딱 할말만 했다”며 “기존 정치에서 많이하는 미사여구를 쓰거나 화려하게 꾸미지 않고 간명하고 간결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강하게 소리를 외치는 것이 ‘기존 정치 스타일’이라면 평범한 톤으로 말하는 듯 연설문을 읽는 것이 바로 ‘안철수식 스타일’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정치전문가를 이 날 안 후보의 출마선언을 미국의 ‘애플(Apple) 사’에 비유했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체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는 대선출마 하는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세종대왕 앞에서도 하고 땅끝마을에서도 하는 등 이벤트 정치 강조했는데 역(易)으로 이벤트가 없음으로 해서 이벤트처럼 보이게 된 경우인 것 같다”며 “애플도 단순하고 담백하고 화려함 없지만 비교 상품 없어 새롭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 = 박현구 기자 phko@heraldcorp.com

평소 안 후보가 쓰는 표현들과 내용, 어법들이 연설에 그대로 나타난 것도 눈에 띈다.

김 교수는 “안 후보가 연설문을 읽을 때 본인이 썼다는 것이 드러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다른 후보의 연설을 들어보면 이 내용이 그 후보의 생각인 것은 알겠지만 자신의 목소리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직접 쓴 원고를 안 후보 본인의 어법으로 듣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이벤트 없이 메시지 전달에 충실함으로써 안 후보가 강조하는 ‘진심의 정치’에 대한 진정성이 출마선언 과정에서 옅보였다 것이 전문가들의 총평. 유 평론가는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고 당도 없이 출마한 사람의 결연한 의지를 담백한 연설 속에서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 교수는 “연설의 포커스가 ‘내가 뭘 하겠다’ 보다는 듣는 사람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 같았다. 말이라는 것이 잘 전달될 때는 사람과 말이 맞아야 한다”며 “이 자리에서 사람들은 안철수로부터 보고자 하는 것을 보지 않았을가 판다”고 평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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