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박근혜 사과’ 진정성에 재뿌린 김재원
뉴스종합| 2012-09-24 09:54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박근혜 후보가 정치를 시작한게 아버지 명예회복 때문 아니겠는가”

지난 23일 김재원 새누리당 대변인 내정자의 발언을 놓고 ‘재를 뿌려도 너무 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직접 나서 역사 인식 등 최근 불거진 악재를 떨쳐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와중에 당의 ‘입’이 오히려 박 후보의 사과 진정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24일 오전 김재원 의원은 인터넷 포털 검색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대변인으로 내정된 뒤, 일부 기자들과 가진 술자리에서 나온 폭언과 막말이 화제가 된 것이다.

당시 참석자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삿대질과 함께 니네들이 그러면 안돼”, “사적인 자리에서 있었던 얘기를 위에다가 보고를 하냐”, “나쁜 놈들” “병신 XX”등 입에 담지 못할 막말과 폭언을 쏟아냈다. 또 “니네들 정보보고를 내가 다 알고 있어”, “우리한테 다 들어와”등 언론 사찰의 뉘앙스가 풍기는 말까지 했다.

박 후보의 과거사 정리 문제에 대한 자신의 발언이 한 시간 여 만에 외부로 알려지고, 또 자신에게 이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 전화가 오는 상황에 대한 항의였지만, 대변인이 수 잔의 폭탄주를 마시고 기자들에게 한 말로써는 부적절 했다는게 정치권의 평가다.

친박계 정치인의 구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새누리당 경선 이후 불과 한 달여 동안 친박의 좌장역할을 하고 있던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송영선 전 의원의 금품요구 발언 녹취록 파문 등이 터졌다. 이들은 뒤 늦게 자진 탈당, 또는 재명 등으로 꼬리끊기에 나섰지만, 당과 박 후보는 치명상을 피하진 못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박 후보의 심복 또는 정치적 동기인 친박계가 취중 막말 등으로 박 후보의 대선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박 후보 본인이 직접 회의에 나와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하고, ‘정치부패 신고센터’까지 만들었지만, 측근들이 앞장서 후보의 말을 ‘허언(虛言)’으로 만든 셈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새누리당의 지지율 하락 현상도 이런 친박계 정치인의 구설수가 큰 몫을 했다는게 정치권의 공통된 평가다.

문제는 앞으로도 친박계 정치인과 관련된 부정비리 파문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당의 한 관계자는 “소위 박 후보의 측근들이 마치 정권을 잡은 것 처럼 행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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