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스펙좋은 K군, 면접 때 진땀 흘린 사연은?
뉴스종합| 2012-10-09 09:05
[헤럴드경제=남민 기자]서울 상위권 대학 졸업을 앞둔 K씨는 최근 유명 대기업 2차 면접 장소에서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고 진땀을 흘려야 했다. 광고홍보학과에 재학 중인 K씨는 평점 A가 넘는 학점에, 어학연수를 다녀왔고, 교내 광고 동아리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며, 해당 기업 공모전에 입상한 적도 있었다. 주변에서는 K씨의 스펙이면 당연히 합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지 이야기 해보시겠습니까?”

자기소개, 10년 후 자신의 모습, 회사 입사 후 기여할 수 있는 점, 직무에 대한 생각 등 질문에 대답한 후에 면접관은 K씨에게 ‘당신의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K씨는 홍보에 대한 자신의 관심,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에 대해 대답했다.

그러나 면접관은 K씨의 답변이 충분하지 않은 듯 다시 질문했다.
“여기까지 올라온 지원자 모두 같은 분야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모두 다 공모전과 동아리 활동, 인턴 활동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합니다. 본인이 그들과 다른 점을 말씀해보시겠습니까?”


기업들이 ‘남과 다른 점’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 면접이 달라지고 있다. 학점 관리, 어학 성적, 공모전 활동, 자격증 보유 등 입학 후부터 스펙 쌓기에 골몰하는 대학생이 워낙 많아, 스펙만으로 기업 문화와 직무에 걸맞은 직원을 가려내기가 어려워진 까닭이다. 따라서 면접 시 지원자만의 차별 점, 남들과 다른 점을 파악하는 데 주목한다고 인사담당자들은 말한다.

삼성전자 인사팀은 실제 면접 시 지원자에게 ‘본인이 잘하는 것과 개선해야 할 점’을 가장 많이 질문한다고 이야기했다. CJ제일제당은 인성면접에서 지원자의 인생과 비전을 물고 늘어져 지원자를 파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연매출 7500억 원을 바라보는 한 중견 기업의 인사팀장은 1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인 신입사원 선발 경쟁에서 “스펙은 최소 기준”이며 지원자가 얼마나 “본인만의 주도적인 삶”을 살아왔는지 본다고 답했다.

실제로 ‘남과 다른 점’에 대해 평소 심도있게 고민해본 사람이 면접 때 다른 점을 묻는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하고, 실무를 하는 데 있어서도 창의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기업이 ‘다른 점’을 가진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인사담당자들은 입을 모았다. S사 인사담당자 L씨는 “남들과 다른 점을 깊이 고민해 답을 찾은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의 역량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따라서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직무를 지원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입사 후에도 본인의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답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은 지난 7월 10일, 기업 인사담당자 117명을 대상으로 ‘최고의 지원자’를 조사한 결과 ‘적극적인 태도로 면접에 임한 유형’이 49.6%로 1위를, ‘남들과 다른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유형’이 12%로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4월, 상반기 공채면접 질문 346건 중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받은 면접 질문을 분석한 결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28.6%로 1위, ‘자기소개’가 18.2%로 2위, ‘자신의 강점’이 15.0%로 3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로 기업들이 지원자의 ‘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L씨는 “비슷한 스펙을 가진 지원자들이 너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이 면접을 볼 때 기본적으로 질문하는 자기소개, 자신의 강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등 질문은 실제로는 지원자가 남들과 무엇이 다른지 알기 위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 시, 장점만 부각시키려 애쓰기보다 자신이 남들과 무엇이 다른지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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