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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MLB로, 김광현은 어깨 재활…한국 에이스의 엇갈린 행보
엔터테인먼트| 2012-12-12 11:57
김광현(SK)이 또 한 번 시련 속에 새해를 맞는다.

김광현은 지난 4일 미국으로 건너가 왼쪽 어깨에 대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와순 손상으로 수술이 필요하단 소견을 받았다.

지난 2년간 끈덕지게 김광현을 괴롭힌 어깨가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다. 진통제를 맞고 재활을 훈련처럼 병행하며 버텼지만 최후의 순간까지 몰린 것이다.

김광현이 그러나 의료진의 수술 권유를 마다하고 재활을 택했다. 이유는 불확실성이다.

투수는 어깨와 팔꿈치를 가장 많이 다치지만 팔꿈치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다. 회복도 빠르다. 류현진도 고등학교 때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오승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깨는 다르다. 선수 생명을 걸어야 한다. 재활에도 짧으면 6개월에서 길면 2년을 통째로 바쳐야 한다. 무엇보다 예전의 구위를 회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김광현이 할 수 있는 대까지 재활을 하면서 최대한 칼을 대지 않으려는 이유다.

지난 플레이오프 롯데와 1차전에서 전성기를 연상케하는 역투를 펼친 점도 재활 쪽으로 마음이 기울게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김광현 자신도, 그를 지켜보는 팬들과 코칭 스태프도 당시 경기에서 1승 이상의 희망을 봤다.

수술이든 재활이든 이로써 김광현은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2007년 프로 데뷔 이후 이듬해 다승왕과 탈삼진왕에 이어 최우수선수(MVP)와 골든글러브까지 휩쓸며 ‘괴물’ 류현진에 버금가는 국보급 좌완 에이스로 승승장구한 김광현으로선 너무나 깊은 어둠이 아닐 수 없다.

프로야구 SK 구단이 김광현의 재활 사실을 알린 날은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LA다저스 입단을 확정짓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부상이 갈라놓은 두 좌완 에이스의 엇갈린 운명이 씁쓸함을 짙게 남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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