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평소에는 ‘할인’ 피크땐 ‘5배 할증’ 히든 카드 통할까
뉴스종합| 2012-12-14 11:18
계속되는 전력난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회심의 카드로 내놓은 정책이 바로 ‘선택형 피크요금제’다. 내년 1~2월 중에 시행된다.

선택형 피크요금제는 평상시 전기료를 일정 부분 할인받다가 전력 소비가 가장 많은 시간에 전기를 쓰면 최대 5배의 할증요금을 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평상시 전기요금 할인을 미끼로 기업들의 동참을 유도해 피크시간에는 전력 사용을 피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다.

관건은 한전에서 평상시에 전기요금을 얼마나 내려줄지다. 평상시 할인율이 낮을 경우 5배나 되는 피크요금을 감내하면서 선택형 피크요금제에 가입할 기업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


하지만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평상시 할인율을 높게 설정하면 참여 기업을 모집해야 하는 한전 입장에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선택형 피크요금제의 대상은 중소기업이나 대형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등이다. 현재 한국전력공사가 전국지사를 통해 고객 설명회를 다니고 있고 오는 28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는다.

일단 기업들 입장에서는 고정비로 생각했던 전기료를 깎아준다는 제안을 솔깃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한번도 시행된 적 없는 전기요금제에 대한 두려움에 선뜻 가입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헷갈리는 부분은 한전이 정말로 월평균으로 계산했을 때 손해를 감수하고 전기료를 싸게해 줄 지 의문이라는 것.

정부는 블랙아웃(대정전)을 막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평균 전기료를 깎아주면서라도 피크 시간대에 전기사용을 줄이게 하려는 의지가 이해되지만 한전 입장에서는 어렵게 올려놓은 전기요금을 다시 깎아주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제도를 두고 각 이해 당사자의 목표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에 어떤 측면으로 이해를 해야될지 소비자들도 헷갈리는 상황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선택형 피크요금제의 기본 구조는 24시간 공장을 돌리는 업체에서 선택형 피크요금제에 가입했을 경우 가입하지 않은 곳과 같은 수준이 나오도록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크시간에 최고 5배에 달하는 할증요금을 부과받아도 이런 날이 한 달에 5~10일 정도 될 것이기 때문에 평시 할인을 적용받는 날이 더 많아 전체로 따지면 일반 요금과 동일하게 나오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24시간 전기를 사용하면 선택형 피크요금제에 가입하지 않은 기업과 동일한 요금을 내지만 피크시간에 조금만 전기 사용을 줄이면 전기요금이 훨씬 저렴해지는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한전은 내심 불편한 심기다. 한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겨울 비상 상황이 닥칠 것은 예고됐던 것이므로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만이라도 한전의 요구안대로 올렸다면 선택형 피크요금제를 활용하기가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 /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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