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투자·소비 냉랭…가계부채·환율 뇌관…저성장 늪 탈출 불투명
뉴스종합| 2013-01-24 11:07
건설·설비투자 감소속 소비증가도 미미
제조업 전기대비 성장률 제로
4분기 수출 2분기만에 마이너스로

美등 경기지표 호전外 회복동력 부재
“상반기 경기부양책 시행”의견도



경기 회복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연 2.0% 성장률도 충격적이지만 2012년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에 그친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같은 해 3분기(0.1%)보다 개선됐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5%로 3분기와 동일하다. 2009년 3분기(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 침체의 깊은 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다.

올해도 걱정스럽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지표가 호전돼 1년 전보다는 다소 나은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ㆍ소비심리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고, 가계 부채ㆍ환율 등도 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 낙관하기 어렵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실질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연 2.0%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유로존 재정위기 및 미국의 경기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도 직격탄을 맞았다. 


분기별 성장률은 1년 내내 0%대로 정체했다. 1분기 성장률 0.9%에서 2분기 0.3%, 3분기 0.1%로 하강 곡선을 그었다. 애초 1%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됐던 4분기 성장률도 0.4%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에도 수출ㆍ투자ㆍ소비 등 각종 지표가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1.2% 성장률로 2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투자 역시 전기 대비 1.3% 감소하며 3분기 플러스(+) 전환 추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설비투자도 2.8% 줄어들어 3분기 연속 감소세다. 민간 소비는 전분기 대비 0.8% 증가해 3분기(0.7%)와 비교할 때 소비심리가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

제조업ㆍ건설업 등 경기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업종도 부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 제조업은 반도체ㆍ휴대폰 등의 호조에도, 일반기계 및 운송장비 부문의 성장 둔화로 전기 대비 성장률이 ‘0’에 머물렀다. 건설업은 전분기 대비 0.7% 감소하며 2분기 만에 다시 역성장했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2012년도 실질GDP(국내총생산)가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애초 전망을 하회함에 따라 저성장 터널의 늪에서 당분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의 회복세가 우리나라 실물경기에 아직까지 온기를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최근에는 일본 등이 주도하는 글로벌 환율전쟁에 따른 원화 강세로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정부 예산 집행이 지난해 3분기에 집중된 영향이 있었다”며 “민간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신정부 출범과 함께 예산이 적극적으로 투입되면 지난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의 경기 침체 흐름이 이어지다가 하반기부터는 경기 회복을 차츰 체감할 수 있겠지만 미국 등의 경기지표 호전 등을 제외하면 경기 회복 동력이 부재하다”며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상반기에 경기 부양책을 시행해 효과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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