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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 미라가 ‘기생충 감염’ 비밀 풀었다
라이프| 2013-01-24 10:16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단국대의대 해부학과 서민 교수팀은 2011년 2월 충남 삽교읍 회곽묘에서 발견된 16세기 중년 남성의 미라의 대변에서 ‘참굴큰입흡충’(Gymnophalloides seoi) 유충(알)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기생충은 국내에선 1988년 급성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서 처음 분리된 뒤 1993년 학계에 정식 보고된 기생충이다. 학계는 추가 역학조사를 벌여 이 기생충의 중간숙주가 굴이고, 전남 신안군 일대에서만 유행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기생충을 굴에 퍼뜨린 종숙주가 이 지역 철새인 검은머리물떼새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이 기생충은 지난 2006년 8월 경남 하동서 발굴된 17세기 여성 미라에서도 발견됐다. 당시 연구팀은 신안과 먼 하동에서 이 기생충이 검출된 것을 놓고 과거 훨씬 넓은 지역에 걸쳐 이 기생충이 유행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에 100년이나 앞선 미라에서 이 기생충을 발견함으로써 참굴큰입흡충의 유행지역이 지금보다 훨씬 넓었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500년 전 국내 기생충 질환 감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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