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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이 바꿔놓은 ‘체질’… SK하이닉스 “앞으로 더 기대된다”
뉴스종합| 2013-01-30 09:34

[헤럴드경제 = 홍승완 기자] SK하이닉스가 2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지난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악의 업황 속에 받아든 대단할 것 없는 성적으로 보이지만, 곰곰히 뜯어보면 달라진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SK 하이닉스를 키우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고 직접 뛰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열정이 회사의 체질을 빠르게 바꾸어 놓으면서 지난해 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회사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SK하이닉스는 매출액 10조1620억원, 영업손실 2270억원, 순손실 1590억원의 2012년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연중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른 탓에 적자의 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긍정적으로 해석될 만한 부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4분기의 경우 전분기보다 12% 증가한 2조71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55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자체는 4분기에 기록적인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스페셜티 D램 및 낸드플래시 솔루션 제품의 판매 확대와 순조로운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원가절감 등이 효과를 발위하면서 오히려 흑자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D램 매출에서 모바일 제품 비중도 최초로 40%선에 이르렀고, 3분기 본격 양산을 시작한 20나노급 D램도 수율이 안정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 eMMC, MCP 등 수익성 높은 솔루션 제품들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 메모리 가격에 따라 희비가 실적 희비가 엇갈리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수장인 최태원 회장에게서 찾는다. SK하이닉스를 키우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와 통큰 투자, 넓게 보는 비즈니스 행보가 예상보다 빠른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 3월 출범식에서 “SK하이닉스를 키우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고 밝힌 후 최 회장은 열정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불황속에 3조8000억원의 과감한 투자를 집행하고, 지난 10년간 인수 합병 시도가 전무했던 회사에 불과 9개월 만에 이탈리아 아이디어플래시, 미국 LAMD사 등 3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송사로 불편할 수 있는 시기에도 반도체와 관계된 일에서 만큼은 외부 노출도 꺼리지 않았다.

글로벌 성장에 대한 의지도 지속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과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 등 글로벌 전자 통신 업체들 주요 CEO(최고경영자)와 회동했다. 최회장이 진두지휘를 맡은 후 SK하이닉스는 퀄컴과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퀄컴은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B/B(베이스밴드) 분야가 강한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솔루션이 강점이다. 더욱 긴밀한 관계가 예상된다.

조직도 변화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임직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SK가족이 된 이후 가장 기대되는 분야’로 적극적 투자(30%), 브랜드 경쟁력(25%), 글로벌 경쟁력(17%)이 꼽혔다. 멈춰있던 회사를 달리는 조직으로 바꾸려는 수뇌부의 열의가 직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업황부진에도 경쟁력 강화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면서 “올해는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침과대단(枕戈待旦) :창을 베고 아침을 기다린다)’의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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