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고객의 변심?…2천만원대 수입차는 울고싶다
뉴스종합| 2013-02-09 01:00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열리면서 2000만원대 수입차도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판매량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닛산 큐브가 판매 호조로 2000만원대 수입차의 대중화를 여는 듯 했지만, 정작 그에 필적할 만한 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 고객이 수입차에 갖는 높은 기대치와 실제 판매가격에 맞춘 사양 등에서 격차가 크면서 외면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싸면서도 수입차만의 프리미엄을 원하는 ‘이중적인’ 고객 수요가 난제로 꼽힌다.

2000만원대 수입차 중 성공적인 모델을 꼽으라면 닛산 큐브를 들 수 있다. 지난해 총 판매대수는 1480대로 집계됐다. 전년 2256대에 비해선 34.4% 줄어든 수치이다. 


전년 대비 판매량이 줄었지만 다른 2000만원대 수입차와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2790만원의 혼다 시빅 1.8은 456대가 팔렸다. 큐브 판매의 1/3 수준이다. 지난해 출시한 DS3는 신차 효과에도 불구, 총 140대가 팔렸다. 2990만원으로 2000만원대에 턱걸이한 미쓰비시 렌서는 단 2대에 그쳤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푸조 207GT도 208 모델 출시를 앞두고 판매량이 줄어 전년(338대)보다

61% 감소한 131대를 팔았다. 대신 208이 71대가 팔려, 올해 207의 판매량을 이어가게 될지 관심사이다. 2590만원의 도요타 코롤라도 지난해 24대 판매에 그쳤다.

이처럼 2000만원대 수입차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한국시장의 특성을 모르고 무조건 가격만 낮추려다보니 실패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업계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한국 시장에는 소위 ‘깡통차’부터 시작해 저렴한 가격대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유럽ㆍ북미 시장의 특성과, 화려하고 고급 사양을 원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가격대를 맞추려니 사양이 떨어지고, 한국 고객의 수요에 맞게 사양을 높이려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2000만원대 수입차이지만 수입차 특유의 프리미엄을 모두 충족시켜야 한다는 게 업계의 딜레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선 사실 2000만원대 수입차라는 게 불가능한 미션”이라며 “2000만원대의 수입차로는 한국 고객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 자동차 문화의 변화가 있지 않는 한 2000만원대 베스트셀링 모델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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