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동안 과다하게 높은 교습비를 받는 학원에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수시로 으름장을 놓았음에도 단순히 엄포에 그친 꼴이 됐다.
6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학원ㆍ보습교육’ 물가가 전국 평균으로 작년 같은달보다 5.3% 올랐다. 월별 상승률로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설 무렵인 2008년 1월(5.8%) 이래 가장 높았다.
여름방학이던 작년 8월 5%대로 올라선 후 연말까지 5.0~5.1%를 맴돌다가 1월 5.2%에 이어 더 오른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1월에 0.8%, 2월에 0.5% 뛰었다.
학원ㆍ보습교육 물가는 초중고생 학원비로 구성되지만 음악ㆍ미술ㆍ운동ㆍ전산학원비, 가정학습지, 학교보충교육비 등도 포함한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보면 고교생 학원비가 8.1%로 가장 많이 올랐고 중학생 7.0%, 초등학생 4.9% 순이었다. 기타 학원비로는 전산학원 5.5%, 음악학원 5.0%, 미술학원 4.7% 순으로 많이 올랐다. 특히 고교생 학원비는 1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8.7% 올라 1996년 6월(20.0%) 이래 근 17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을 보였다.
지역별 편차는 컸다. 2월 학원ㆍ보습교육 물가는 대구(9.5%), 경북(8.4%), 광주(8.3%), 충남(8.1%) 등이 평균치를 웃돌았지만 경기(5.1%), 서울(5.0%), 부산(3.9%), 대전(3.4%), 인천(2.5%) 등 수도권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고등학생 학원비는 많이 오른 만큼 지역별 차이도 최대 16%포인트나 났다. 경북(16.8%)이 가장 높았고 대구(13.4%), 광주(10.7%), 서울(10.4%), 충남ㆍ전북(10.0%), 울산ㆍ경남(9.6%) 순이었다. 충북(0.7%), 대전(0.9%)은 0%대였다. 인천(1.7%), 강원(4.0%), 경기(6.3%) 등도 낮은 편이었다.
신학기 수요가 많은 가방의 가격은 작년 2월보다 6.7% 올랐고 고교 교과서(11.3%), 아동복(7.7%), 유아학습교재(4.0%)도 비교적 큰 폭으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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