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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로 뜨거운 제주도…중국 투자자금 국내 부동산 시장 기웃
부동산| 2013-03-06 10:04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막대한 중국의 이른바 ‘차이나머니’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제주도의 토지는 ‘차이나머니’의 투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상태며, 최근에는 부산 해운대 등에도 중국 투자자들이 일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아직 중국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가시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금의 부동산 투자는 제주도 토지에 집중돼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2012년 4분기 중국인의 제주도 토지매입 건수는 146건으로, 전체 외국인 토지매입 건수(203건)의 72%에 달한다. 이들이 사들인 토지면적은 총 13만3368㎡, 279억9500만원으로 평균 건당 1억9176만원 가량이다.

이로써 2012년 말까지 중국인의 제주도 토지 매입물량 누적치(총 매입건수-총 매도건수)는 총 1548건, 192만9408㎡에 1240억6900만원에 달해 미국(1298건)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현재 외국인이 제주도에 가진 땅은 9.8㎢로 서울 중구만 한 크기다. 임야와 레저 용지가 전체의 97%다.

실제 제주분마이호랜드, 제주백통신원리조트, 차이나비욘드힐 관광단지, 무수천 유원지, 성산포해양관광단지, 헬스케어타운, 토평농어촌관광단지 등이 제주에서 펼쳐지고 있는 개발사업인데, 이달의 개발주체는 대부분 ‘차이나 머니’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아덴힐 골프·리조트’는 지난해 4월부터 분양을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분양된 120여 가구 가운데 70%를 중국인이 사기도 했다.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라온프라이빗타운도 분양이 끝난 700여 가구 가운데 236가구가 중국인에게 팔렸다.

중국인들의 제주도 투자 열풍은 부동산 투자 이민제가 시행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 투자 이민제는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 이상의 제주도 부동산을 살 경우 제주도에서 5년간 거주할 수 있는 비자를 주고, 이후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투자자는 물론이고 배우자와 그 자녀들까지 한국 국적의 영주권이 주어지는 터라 중국인들이 부동산 투자 차익과 함께 자녀의 유학 등을 위한 시민권 획득 등에 큰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개발 붐을 타고 제주도 부동산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제주도 아파트 3.3㎡당 평균가격은 2008년 413만원에서 2012년 531만원으로 5년새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에 이어 최근에는 부산 해운대에도 중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호텔형 주거시설인 ‘아라트리움’ 분양사는 최근 홍콩 지역 실수요자 20명을 초청해 부산투어를 열기도 했다. 아울러 평창 알펜시아, 인천 영종경제자유구역 등도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중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의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열었지만 양해각서(MOU) 단계까지 진척된 사례는 있었지만 실질적인 계약으로까지 이어지는 뚜렷한 성과물이 나오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제주도 외에는 아직 중국 자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는 극히 드문 초기 단계라고 진단하고 있다.

토지전문가인 박철민 대정하우징 대표는 “제주도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다 보니 호텔이나 상업시설 등에 대한 중국인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라며 “하지만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부동산투자이민제의 메리트가 크지 않아 투자가 가시적으로 증가한다고 판단하긴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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