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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서방, 국내 금융시장 큰손으로…국내 주식, 채권 싹쓸이
뉴스종합| 2013-03-06 11:14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중국은 만성적인 무역수지 흑자국이다. 위안화 절상 압력을 완화하고 3조30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줄이기 위한 방안은 바로 해외투자였다. 몇 년 전만해도 미국과 유럽에 집중 투자하더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눈을 돌렸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선진국에서는 수익을 낼 만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졌다. 상대적으로 성장성과 안정성을 갖춘 한국 시장이 ‘왕서방’의 투자처로서는 ‘띵호와’인 셈이다.

▶왕서방, 국내 증시 구원투수로=선진국의 재정우려로 미국과 유럽 자금의 유출입 변동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는 중국계 자금이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1월~2013년 2월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중국계 자금은 3조5570억원을 순매수했다. 영국과 아일랜드, 캐나다가 각각 2조980억원, 1조790억원, 1조30억원을 사들여 그 뒤를 이었다. 그간 국내 증시의 주요 매수 주체였던 미국은 재정우려 등으로 498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이 미국과 유럽계 자금에서 중국계로 주류가 바뀐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에서 중국계 자금이 새로운 주체로 떠올랐다”며 “늘어나는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하면 중국계 자금의 적극적인 행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계 자금은 특정 업종보다는 코스피,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사들이고 있다.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한 지난달에는 삼성전자를 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현대모비스와 NHN, SK하이닉스 등도 각각 2000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셀트리온과 파트론,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락앤락 등이 쇼핑 주요 목록에 올랐다. 

▶왕서방, 채권시장에선 ‘넘버 3’=중국계 자금은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상태다. 2009년 이후 집중 매입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중국계 자금의 한국채권 보유 규모는 11조1720억원으로 보유비중 ‘넘버 2’인 룩셈부르크(14조7850억원)를 바짝 뒤쫓고 있다.

2011년 이후 순투자 규모로만 보면 중국계 자금이 1위다. 중국 자금은 2011년 3조6600억원, 2012년 5610억원, 2013년 2월 누적 3500억원 등 총 4조5710억원을 한국 채권에 순투자했다. 같은 기간 미국과 룩셈부르크의 순투자 규모는 각각 4조2250억원, 룩셈부르크 3조1310억원이다.

중국계 자금은 투자기간도 길다. 채권 평균 만기는 4년 안팎으로 일본 다음으로 가장 길다. 지난달만 해도 2330억원의 순매수만 이뤄졌을 뿐 만기상환 규모는 제로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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