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한미 FTA 때문에…” 오렌지ㆍ포도 수입 급증에 과일농가 타격
뉴스종합| 2013-03-07 09:36
[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미국산 오렌지,포도 등의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과일재배 농가의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7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5일 한미 FTA 발효 후 연말까지 미국산 오렌지 수입액은 1억48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부터 8월까지 계절관세가 적용돼 기존 50%였던 관세가 30%까지 떨어진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체리의 수입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수입액이 8000만 달러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8%나 늘었다. 24%의 관세가 완전 철폐된데 따른 것이다.

포도도 같은 기간 수입액이 2600만달러로 21.6% 증가했다. 역시 10월 16일부터 4월까지 계절관세가 적용돼 기존 45%였던 관세가 24%로 낮아진 영향이다.

미국산 과일 수입의 급증은 국내산 과일 소비 위축으로 연결됐다. 농촌경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분의 1은 미국산 오렌지나 체리 구입을 늘리는 대신 국산 과일의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오렌지는 딸기, 감귤 등 겨울ㆍ봄철 과일을, 체리는 포도, 자두, 참외 등 여름철 과일 소비를 대체했다. 국내 과일재배농가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올해 3월 15일부터는 오렌지 계절관세가 30%에서 25%로 추가 인하돼 시중 판매가격은 더 떨어질 전망이다. 포도 관세도 24%에서 20%로 인하된다.

이미 시장에서는 해당 과일들의 가격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마트에서는 이미 오렌지 10~15개가 든 박스 한 상자를 1만원에까지 판매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감귤(10개) 소매가격은 6일 현재 3260원까지 떨어져 1년 전보다 43% 폭락했다.

농촌경제연구원 문한필 박사는 “국내 과일농가가 한미 FTA로 인한 타격이 갈수록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피해보전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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