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재형저축 몰아주기?. 은행, 금리 줄줄이 인하
뉴스종합| 2013-03-12 09:39
[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근로자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출시 이후 기존의 예ㆍ적금 상품 금리를 줄줄이 내렸다. 금융감독원이 제동을 걸 정도로 재형저축 판매 경쟁을 벌이면서 재형저축 가입 고객에 고금리를 주는 데 따른 이익 훼손을 기존 예ㆍ적금 상품 금리 인하로 만회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18개 적금 상품 및 13개 예금 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정기적금의 경우 3년 만기 기준 연 3.4%에서 연 3.2%로, 정기예금(만기일시지급식)은 연 2.8%에서 연 2.7%로 각각 떨어졌다.

신한은행도 지난 8일부터 신한스마트정기예금 및 두근두근커플정기예금 등의 금리를 연 2.9%에서 연 2.7%로 내리는 등 주요 예ㆍ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내렸다. 기업은행 역시 지난 8일부터 신서민섬김통장의 금리를 3년 만기 기준 연 3.65%에서 연 3.35%로 내려잡았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7월과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주요 예ㆍ적금 상품의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신규취급액기준)는 연 3%까지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도 계속 내려가고 있어 이에 연동된 예ㆍ적금 상품 금리 인하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출시한 재형저축의 금리를 높이 얹어주면서 기존 예ㆍ적금 상품의 이자는 줄줄이 내려잡는데 대해 은행들이 재형저축 판매 경쟁 와중에 벌어지는 수익성 악화를 기존 상품의 이자를 내림으로써 만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시중은행들은 재형저축 금리를 우대금리 포함 최고 연 4.6%로 정하는 등 당초 예상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만원통장(재형저축 최소 입금 금액인 1만원만 입금해 놓고 가입 실적에 포함한 계좌)’, ‘꺾기(은행 거래 기업의 근로자들이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가입한 계좌)’ 등의 부정 행위를 저지르면서까지 재형저축 판매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형저축 가입 고객은 최소 7년이상 장기 거래고객으로 월급 계좌 및 신용카드 판매 등 연계 상품 판매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속에 연 4% 중반의 고금리를 주면 당장 은행 입장에서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최근 경기침체로 대출 수요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은행들이 기존 수신 상품의 금리를 낮춰 잡음으로써 수익 감소를 줄이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당분간 재형저축 이외에 연 3% 중반 이상의 금리를 주는 예ㆍ적금 상품은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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