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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 내려놓기 ‘첫발’ 이번엔 디딜까
뉴스종합| 2013-03-19 11:14
여야內 반대 많아 법안통과 미지수


국회의 ‘특권 내려놓기’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이 문제에 대해 토론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제야 겨우 시동을 건 셈이다. 그 첫 번째 일환으로 ‘세비 30% 삭감’ 약속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19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국회의원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 논의에 들어갔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전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의원수당의 지급 기준에 따른 세비를 30% 삭감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19대 국회의원 1인당 세비는 1억3796만원 정도다. 여기서 30%를 줄이면 9657만원 정도를 받게 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이 법안은 사용 목적이 불분명한 국회의원의 특별활동비를 폐지하고, 현행 일률적으로 지원되는 입법활동비에 대해서도 외부 전문가의 심사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세비 삭감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초 ‘세비 30% 삭감’은 대선을 18일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와 민주당 의원들이 의원총회 이후 대국민 약속을 하고 법안으로 발의한 내용이다. 또한 민주당은 대선 패배 이후 열린 워크숍에서 ‘민주당의 신조’를 채택하면서 다시 의원 세비 30% 삭감, 국회의원 겸업 금지 등 7개항의 대국민 약속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여야 의원 안팎에서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법안 통과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워크숍 당시 3선의 모 중진 의원은 “세비 삭감 문제가 민주당의 ‘신조’까지 돼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누구나 말은 안 해도 끓는 게 있다. 다만 돈 문제라 치사해서 말을 안 하는 것이다. 이게 우리 당의 신조이고 혁신방법인지 강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해구 민주당 정치혁신위원장은 “(세비 30% 삭감에 대해)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 반론이 많기는 많았다. 의총 결정이 급작스럽게 이뤄졌고 의원 전체 의사를 다 수렴한 것은 아니라는 불만이 있다. 의원들 말에 일리가 있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것은 내부 문제이지, 국민의 문제는 아니다”고 꼬집었다.

한편 새누리당 역시 지난 대선에서 정치 쇄신의 일환으로 세비 30% 삭감 법안과 의원 정수 감축안을 야당에 공식 제안한 바 있지만 새해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이 문제를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 이후 워낙 경황이 없어서 세비 삭감안에 대해 신경 쓰지 못했다. 이번에 다시 진지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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